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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94.   백암산은 <천사>더라 | 박영하 | 출처 : - 2007-10-06
 

추석 차례를 지내고 성묘도 할겸 바람도 쏘일겸 해서 고향 나드리를 하고 왔습니다.


누님들, 형님들, 자형들, 형수님, 며느리 조카사위...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 어머니 누워계신 산소에서 큰절을 올리고는

어김없이 정자바닷가로 날랐습니다.

헛말이라도 ’같이 가시자’는 말 한마디라도 했어야 했는데....


정자 전어회, 노래방.

해운대 달맞이고개, 동백섬 누리마루 산책,

해운대 장산 옥녀봉 등산, 찜질방.

하도 많이 해서 이제는 익숙할대로 익숙해진 온갖 행사(?)와 공연을 하느라

꼬박 일주일을 울산으로, 부산으로, 백암으로 헤매다 그저께 올라왔습니다.


해운대 윤희네집에서 이틀을 쉬고 이제 울산을 거쳐 백암온천으로 해서 서울로 올라가겠다는데

부산 식구들이 따라나섰습니다.

차 두대로 온식구들이 울산으로 향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해가 제일 먼저 뜬다는 ’간절곶’에 들렸습니다.

등대도 있고 주변 경관이 좋았습니다.

마침 일요일이라 구경 온 사람들로 붐볐습니다.

부산 작은누님이 여기서 그만 헤어지자고 제안을 했습니다.

나는 내심 고마웠습니다.

연일 계속된 음주가무로 지칠대로 지쳐있었는데

지금 부산팀과 헤어지면 울산 큰누님댁에 가서 조용히 하룻밤 쉬고

내일 백암온천으로 가면 되겠구나 하고 쾌재를 부르는데...

아이쿠 !

큰누님이 또 일을 벌이는 겁니다.

한사코 말리면서, 울산으로 모두 같이 가서 저녁 먹고 부산으로 가라는 것입니다.

그냥 해보시는 말씀이 아니고 아주 정색을 하시면서 강권하다시피 하셨습니다.

와중에 부산 작은 누님 하시는 말씀이

"지금 울산 따라 가면 백암까지 따라갈지 몰라"

하시는 것이었습니다.

나는 아연 긴장 했습니다.

지난번 경주 벗꽃구경 갔다가 두분 누님이 아무 준비도 없이 서울까지 따라 올라왔던 일이 스쳐지나갔습니다.

도대체 큰누님은 그 연세에 어디서 그런 에너지가 샘솟는 건지.

서울서 내려올 때부터 나와 함께 매일 술과 노래, 차를 타고 울산 부산으로 헤매고 다녔는데

지치지를 않으시고 아직도 펄펄하시다니....

이건 건강 운운 할 일이 아니고

못다한 열정 정열을 태우는 것이리라....

우여곡절 끝에 아쉬운 작별을 하고는 울산 큰누님댁으로 왔습니다.


화야가 선물한 준형이자전거랑 울산/부산에서 받은 선물들을 차에 가득 싣고

백암 온천으로 왔습니다.

연휴 뒷끝이라선지 한산했습니다.

여장을 풀고는 백암폭포로 올라갔습니다.

지쳤던 몸과 마음이 한결 가뿐해지고 상쾌해졌습니다.


다음날은 백암산 정상을 올랐습니다.

정상 표지석에 이렇게 씌여져있었습니다.

1004m

나는 <천사>라고 읽었습니다.


아침 일찍 백암LG생활연수원을 출발했습니다.

중앙고속도로를 탈려고 봉화로 향했습니다.

자연림으로 뒤덮인 계곡들과 산허리를 감아 올라가는 고갯길들.

과연 ’하늘이 가까운 고장’이란 말이 실감이 났습니다.

송이를 판다는 표시가 군데군데 나붙어 눈길을 끌고 있었습니다.

어제 백암산을 오르는데 송이채취꾼들이 짊어지고 내려오는 배낭에서 풍겨나오던

향긋한 송이내음을 맡은 기억이 났습니다.

차를 세우고 ’송이를 싸게 살 수 있는 곳’을 물었습니다.

춘양이라고 하더군요.

길을 꺽어 춘양으로 차를 몰았습니다.

직판장에서 2 kg을 샀습니다.

퍼주기 좋아하는 집사람, 운전대를 잡고서도 며느리들에게 전화를 겁니다.

"송이를 사 가지고 간다.

점심전에 도착하니 점심 먹으러 와라."

준형이, 지윤이가 송이를 맛있게 먹었습니다.

좋은 것, 맛 있는 것은 애들도 아는가 봅니다.


장장 일주일을 쏘다니며 놀고 왔습니다.

게으런 사람이나 할 일 없는 사람들,

아무나 하는,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노는 것으로 알았습니다.

노는 게 쉬운 일로 알았습니다.

가끔은 좀 놀아봤으면 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놀아 보니 그게 아니네요.

힘 드네요.


지나간 시절은 항상 아름답다고 했던가요?

옛날이 좋았습니다.

아 !

그리운 옛날이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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