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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하야!"하고 나를 부르는 아버지 목소리에 소스라쳐 잠을 깼다.
꿈을 꾸었는지, 무슨 꿈을 꾸었는지는 전혀 기억에 없다.
목소리만 있었을뿐.
아버지 얼굴도 모르고 자란 내가 아버지 음성을 알 리 없건만, 나는 그 음성이 아버지라는 걸 직감했다.
’왜 부르셨을까’ 궁금해 하며 잠을 설쳤다.
’혹시 내 어려움을 좀 덜어주실려고...’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랬으면 좋으련만...’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그러고는 어느새 다시 잠이 들었고 어제 하루 종일은 전날밤 꿈 생각은 까맣게 잊고 지냈다.
호계회 점심 모임(2011. 06. 01)이 있어 나갔다가 들어와 저녁을 먹고는 잠자리에 들었는데 잠이 오지 않았다.
애 꿎은 음악 소리만 나를 달래고...
새벽(5시 반)에 갑자기 그젯밤 꿈 생각이 나면서 잠을 깼다.
’참 이상하다’며 누워 있는데 집사람이 화장실엘 가다가 이런 나를 보고서는 ’일찍 일어났네’하고 이른아침인사를 했다.
집사람에게 그젯밤 아버지꿈 꾼 이야기를 했다.
’좋은 꿈이네’라고 했다.
어제 있었던 일이다.
호계회 점심 모임이 있어 나가는데 집사람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성진이가 종업원들 월급이 밀려 돈 1000만원만 급히 좀 달랜다’는 것이었다.
그렇잖아도 잘 되지도 않는 사업에 돈을 퍼부어 걱정이 많은데 툭 하면 월급 줄 돈까지 우리에게 손을 벌리니....
나는 요즘 거의 패닉상태에 빠져있다.
빚 걱정, 이자 걱정, 생활비....
달리 해결 될 기미는 보이지 않고....
그래도 어쩌나, ’보내주라’고 하는 수밖에.
집사람이 ’고맙다’면서 엉엉 울었다.
호계회 모임을 끝내고는 신회장과 찻집에서 우리가 투자한 이오시스템(주) 관련 이야기를 했다.
잘 되어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야기 중에 울산 땅(옛집터) 이야기를 했다.
그랬더니 신회장이 김상무가 전문가라면서 한 번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자고 했다.
일리가 있을 것 같아 그러자고 했다.
집으로 오면서 울산에 있는 초등학교 친구 문희에게 전화를 했다.
’반구동 땅을 그냥 팔기 보다는 원룸을 지어서 팔거나 임대사업으로 운영을 하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나의 진의는 복덕방에 이 이야기가 전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였다.
김상무와 이야기해보자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 였다.
문희는 내가 직접 짓는 것에 난색을 표했다.
저녁을 먹는둥 마는둥 하고는 침대애 누워 음악을 듣고 있었다.
나는 요즘 마음이 울적해 틈만 생기면 MP - 3 를 귀에 꽂고 산다.
집사람이 들어와 ’당신 요즘 너무 힘 들어 하는데 울산땅 그만 450만원에라도 팔자.’고 했다.
대꾸를 않았다.
조금후 울산 복덕방에서 전화가 왔다고 했다.
’가계약하자’고.
갈등.
그러나 이미 나는 더 이상 버틸 힘을 잃고 무너져 있었다.
아버지!
반구동 옛집터,
제가 팔아 먹는 것입니까?
아니면 늪에 빠져 허우적 대는 이 아들 살리려고 아버지께서 팔아주시는 겁니까?
<2011-06-02>
고향나들이 (2010-08-06)
# 1
장마가 그치고 폭염이 시작된다는 예보를 들으면서 나선 고향길이었건만,
고향을 처음 찾는 손자 준서와의 동행이라서 즐거운 여행이었다.
동래 작은누님댁으로 가 여장을 풀고는 다음날 울산으로 어머님을 뵈러 나섰다.
가는 길목 울산공원묘지에 들러 큰누님을 찾아뵙고
어머님 계시는 강동 산소로 가니 먼저 와 계시던 상하 형님이 우리들을 반가히 맞아주셨다.
날씨가 더워 벌초를 못하겠다고 버티는 이서방을 구슬려 어제 풀을 깎았노라고 하셨다.
어르신들께 술잔을 올리면서 ’준서를 굽어 보살펴 줍시사’고 아뢰었다.
누구보다 어머님께서 가장 반가워하셨으리라.
아니 형님께서 더욱 반가워하셨겠다.
땀으로 범벅이 되어 정자 바닷가 횟집으로 가니 이하형님 내외분이 미리 와 자리를 잡고 계셨다.
무연이누님과 홍서방자형도 오셨다.
4촌이 없는 나에게 6촌인 이하형님은 가장 가까운 일가이기도 하고
또 막내아들 동원이를 취직시켜줬다고 내가 성묘를 올 때 마다 형수님이 잔치를 벌려주신다.
두분 내외께서는 동원이가 오는 가을에 장가를 들게 되어 ’이제는 모든 시름 다 놓게됐다’며 좋아들 하셨다.
동래로 돌아오는 길에, 준서를 데리고 학성공원밑 반구동 옛집터를 돌아봤다.
잡초가 우거졌으나 손자에게 물려준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뿌듯했다.
# 2
’누님을 모시러 고향을 찾는다’는 지난 번 내 이메일을 보고 이재철회장이 메일을 보내왔었다.
’그무렵에 부산에 머무르니 식사를 함께 하자’고.
번거러울 것 같아 사양을 했으나 그 고집을 누가 꺾나.
성묘를 다녀 온 다음 날, 그러니까 그제 만났다.
해운대 달맞이고개에서.
이날도 상위에는 어김 없이 이시가리회가 올라왔다.(이시가리는 겨울 정초에 잡히고 먹는다는데)
복어사시미도 올라왔다.(복어도 겨울철에 먹는 건데)
계절이 없는 세상이 되어선지, 요리쏨씨가 좋아선지 맛이 기가 막혔다.
역시 <이재철>이었다.
- 중간 생략 -
어제 누님내외분을 모시고 산본으로 올라왔다.
휴가철이라 고속도로가 막힐 걸 염려했는데 시원스레 뚫려 막힘 없이 올라왔다.
어머님께서 뚫어주신 것이리라.
거기에 이하형님과 이재철회장의 고마운 정情을 듬뿍 받아 왔으니 이번 3박4일의 고향나들이는 즐거웠었다.
출처 : 정(情) <4> - 이재철회장(2010-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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