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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481.  우리부부(10) - 천생연분 (4) | 박영하 | 출처 : - 2012-02-12
 

나는 언제부턴가 스키(보드)를 타고 절벽같은 산비탈을 내려오는 스키어들이 나오는 동영상을 보면 짜릿한 감동을 느끼곤 합니다.

마음같아서는 하고(타고) 싶은 충동을 강렬히 느끼지만, 할 수 있는 능력도 없거니와 나이도 나이고.

그래서 대리만족으로 가끔 그런 동영상을 <10년만 젊었어도....>하면서 주위 친구친지들에게 보내고 있습니다.

<주책 없다> <분수를 모른다> <꼴값 한다>는 소릴 들어도 싸지요.


오늘 모처럼 집사람과 함께 뒷산 수리산을 올랐습니다.

집사람은 요즘 동네친구들과 어울려다니길 좋아해, 나와는 산에 함께 가는 기회가 잦지 않습니다.

산엘 가드라도 산허리 둘레길정도로 만족하는 편입니다.

옛날에는 가뿐가뿐 산을 잘도 올랐는데 이젠 힘 들어 합니다.

모처럼 날씨도 풀렸고 부부 함께 오르는 산행이라 슬기봉까지 올랐습니다.

내려오는 길에 산 중허리 둘렛길에 다다렀을 때 였습니다.

둘레길을 따라 조금 가면 계곡과 만나는 지점에 얼음이 켜켜히 얼어붙은 곳이 있습니다.

눈녹은 물이 계곡을 내려오면서 얼어붙고 얼어붙어 생겨난 빙산(?)지역입니다.

그래서 둘레길을 다니는 (그길이 익숙한)사람들은 그 얼음판을 피해 길아래쪽 비탈로, 또는 길위쪽 비탈로 우회해서 다니고 있습니다.

마침 오늘 그곳을 지나는데 산비탈 아랫쪽은 얼음으로 뒤덮여 우횟길이 없어졌고 산비탈 윗쪽으로만 길이 나 있어 그길로 올라갔다 내려오는 중이었습니다.

그때 우리와 반대편에서 한 사람이 왔는데 그사람은 우리가 걷고 있는 산비탈 윗쪽길로 올라오지를 않고 곧바로 얼음판 위로 걸어가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얼음만 없다면 거기가 똑바른 길이지요.

그런데 그 빙판은 고인 물이 얼어서 생긴 빙판이 아니고 계곡에서 물이 흘러내리며 언 얼음 위에 눈 녹은 물이 또 흘러내려 언 빙판이고 아래쪽으로는 급경사가 진 그런 곳입니다.

그사람이 빙판길에 성큼 올라서는 것을 집사람이 보고서는 ’아이젠 갖고 왔으면 나도 저기를 걸어가 보는건데...’해서, 내가 ’말도 되지 않는 소릴한다’며 퉁명스럽게 받는 순간, 눈감짝할 사이에 엄청난 일이 벌어졌습니다.

얼음 위를 몇 발자국 걸어가던 그 사람이 기우뚱 넘어지면서 손살같이 아래로 굴러 미끄러져 내려가는데.....

눈깜짝할 사이였습니다.

순식간에 저 밑 계곡아래 산비탈에 내려꽂혀 꼼짝 않고 있었습니다.

나는 정신 없이 헐레벌뜩 얼음을 피해 숲속을 헤치고 그곳으로 내려갔습니다.

다행히 큰 상처는 없었습니다.

얼음위에서 계곡으로 떨어질 때, 뾰족한 돌 위로 떨어졌는데 다행히도 뼈가 아닌 엉덩이 살점에 찔려 그나마 중상을 피했습니다.

신문이나 방송에서 <조난> <추락> 등의 기사들을 읽고 보긴했지만 내 눈 앞에서 이런 일이 벌어질 줄이야....

나중에 들은 이야긴데 그사람 옛날에 운동을 했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그 경황 중에서도 나름대로는 몸을 가눌려고 했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사람, (운동 좀 했다고) 자신을 과신 했던가 봅니다.


남의 일은 보거나 들으면 판단이 서는데 내 일은 그렇지가 못합니다.

이 겨울에 ’스키를 타러 갈까 말까’가 그렇습니다.

마음은 타고 싶은데 선뜻 나서질 못하고 있습니다.

아직은 더 탈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고 또 한편으로는 이제는 자제하는 것이 순리라는 생각도 들고.

판단이 서지를 않습니다.

내 분수를 모르겠습니다.

내가 나를 모르겠습니다.

참,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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