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금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전화기를 들여다 보니 아들 전화였습니다.
인천공항에서 거는 전화라는 걸 느끼며 받았습니다.
"그래, 아버지다."
그랬더니 손자 준형이가 "할아버지 !"라고 해서 나는 소스라쳤습니다.
"아, 준형이가.
할머니하고는 통화했나?"
"네, 할아버지."
"그래, 준형아 ! 잘 다녀오너라"
나는 목소리가 젖어 더 이상 할 말을 잃었습니다.
그러면서 지윤이를 바꿔달라고 했습니다.
"네, 할아버지. 잘 다녀오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요."
잠시후 ’아버님 ! 지윤이가 울어서 전화를 못 받습니다.’며 며느리가 전화를 받았습니다.
"애미야 ! 잘 다녀오너라. 여기 걱정일랑은 말고.
가서 잘 하거라. 내가 여기서 뒷받침 잘 해줄께."
"예, 아버님. 건강하세요. 잘 다녀올께요...."
우리 둘은 목이 잠겼고 눈물이 났습니다.
이렇게 오늘 아니 지금 며느리와 손자 손녀가 카나다로 어학연수한답시고 한국땅을 떠났습니다.
1년 반을.
추석명절이 코앞인데....
준형이 이모가 카나다 밴쿠버에서 살고 있습니다.
준형이는 지금 5학년, 지윤이는 1학년.
애비애미 자기들이 결정해서 하는 일이라 우리 할애비할미는 손 놓고 그냥 보고만 있을뿐......
내 가족이 이렇게 ’기러기가족’이 되리라고는...
마음이 착잡합니다.
어제는 준형이 생일이었습니다.
그래서 그저께 백운호숫가 ’송이향’에서 준형이 외할아버지 외할머니도 함께 모시고 생일 축하 겸 환송회를 열어줬습니다.
그리고 준형이와 지윤이는 산본집에 대려와 우리와 함께 잤습니다.
그러면서 ’잘 다녀오라’고 미리 작별인사를 했습니다.
나는 공항에는 나가지 않겠다고 일찌감치 마음을 먹었습니다.
’눈물을 보일 것 같아서.’
그래서 며느리에게도 그저께 그렇게 일러주고 작별인사를 했습니다.
할머니는 공항에 나간다고 버텼지만 마지막에 마음을 고쳐먹었습니다.
공항에 나가지 않기로.
’울 것 같다’면서.
지금 집사람은 집에 없습니다.
외출중입니다.
다행이지요.
집에 있었으면 울고불고 야단이 났을텐데...
"준형아, 지윤아, 애미야 !
건강하게 잘 다녀오너라.
애비랑 우린 걱정말고."
공부하러 가는데 왜 이리 눈물이 나는지......
이 마음, 나도 모르겠습니다.
나이 탓인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