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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무리 한들 너희들만큼 준형이를 잘 알고 잘 할 수 있으랴만
그래도 옆에서 보면 더욱 잘 보이는 수도 있는 법이라
이야기하니 좋게 새겨들 듣거라.
준형이와 지윤이 문제다.
너희들도 매일 부닥쳐 알고 고민하고 있을 것 같은데.
내가 보기에는 지윤이가 ’원인발생자’다.
준형이가 먼저 지윤이를 괴롭히지는 않는(않았는) 것같다.
괴롭히니(원인을 제공하니) 어린 생각에 대응했는데
엄마 아빠는 오빠가 잘못했다고 야단을 친다.
준형이도 다 같은 어린애라는 것을 간과하는 것이다.
오빠니까 무조건 양보하고 이해를 하라는데
준형이는 그것이 못마땅한 것이다.
자기가 잘못하지 않았는데 엄마 아빠는 항상
자기를 나무라고 지윤이만 감싸도니....
이런 일이 계속되다보니 점점 에스커레이트 되어
지금은 지윤이가 조금만 대들어도 반응이 민감해지고 난폭해졌다.
지윤이에 대한 생각도 생각이지만 부모에게 대한 반감도 겹치는 것이다.
언젠가부터(오래전부터) 준형이 가슴에는 그것이 못밖히고
답답하고 이제는 증오심으로까지 발전하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준형이가 지윤이를 미워하지 않는단다.
아니 좋아한다.
산본에서 할아버지 할머니가 지윤이를 야단치면
준형이가 마구 덤벼들며 호통을 친다.
지윤이에게 그러지 말라고.
지윤이는 어린애라고.
오히려 지윤이를 보호하는 것이다.
지윤이는 아직 어려 옳고 그름을 잘 분별하지 못한다.
지금은 준형이 성격 형성과 발달에 중요한 시기다.
준형이와 지윤이가 엉켜 싸울 때
지윤이가 먼저 오빠를 건더렸다면 지윤이를 먼저 나무래도
지윤이 성장 발달에 아무 지장이 없다.
때로는 그냥 둬도 된다.
가만 두면 약자(지윤이)가 알아서 기는 법이다.
오빠에게 기어서 안될 것 없다.
이것이 세상을 살아가는 이치다.
지윤이는 아 직 모른다.
그러나 준형이는 자기가 잘못하지 않았고 지윤이가 괴롭혀
대응했을 뿐인데 자기를 혼내주고 미워하니.
기가 막힌다.
준형이도 아직은 어린애에 불과하다.
성인군자는 더더욱 아니다.
너희들이 준형이 입장에 서 봐라.
너희들이 잘못한게 없는데도 다 큰 성인이라고
친구간/부모자식간 매사에 너희들이 이해하라면,
양보만 하라면 그렇게 하겠나?
지금 내가 보기에 준형이는 패닉 상태에 빠져 있다.
극도로 흥분했을 때 얼굴 모양, 눈의 움직임, 지르는 괴성...
아마도 유치원에서도 때로는 이럴 수도 있을께다.
다시 거듭 이야기한다만
지금은 준형이 성장 발달(성격 형성)에 중요한 시기이다.
지윤이는 성격이 활달하고 아직 어려 아직은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만
준형이는 성격이 소심하고 섬세해서 더 늦기 전에 우리 모두 노력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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