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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관에서는, 아무리 제작비를 많이 들인 블록버스터 영화일지라도
객석점유율이 일정률 이하로 떨어지면 곧장 막을 내린다.
백화점 매장에서도 정 필요한 구색상품이 아니라면 수익이 오르지 않는 품목은 하룻밤 사이에 구석으로 밀려난다.
왕년의 스타급 선수라도 타율이 부진한 프로야구 선수는 그 즉시 마이너리그로 떨어진다.
그런데 대부분의 회사는 이보다 후한 기준을 가지고 있어 문제가 된다.
짐 콜린스의 <Good to Great>에 보면, 이사야 벌린(Isaiah Berlin)의 유명한 수필 <고슴도치와 여우>이야기가 나온다.
여우는 민첩하고 교활하다.
반면에 고슴도치는 촌스럽고 우둔하다.
여우가 확실한 승자일 것 같다.
여우가 고슴도치를 공격한다.
고슴도치는 몸을 말아 동그란 작은 공으로 변신한다.
몸 둘레에는 작은 가시가 사방으로 돋아나 있다.
여우는 고슴도치의 방어 태세를 보고 공격을 멈춘다.
고슴도치와 여우 사이에 이런 싸움이 매번 펼쳐지는데,
여우가 훨씬 교활함에도 이기는 건 고슴도치다.
벌린은 이 작은 우화에서 사람들을 두 가지 기본그룹, 즉 여우와 고슴도치로 나눈다.
여우는 여러 가지 목적을 동시에 추구하며 세상의 복잡한 면면들을 두루 살핀다.
그러다 보니 자신의 생각을 하나의 통합적인 개념이나 통일된 비전으로 만드질 못한다고 벌린은 말한다.
그에 반해 고슴도치는 세상이 제 아무리 복잡하건 관계없이
모든 과제와 딜레마들을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단순화 한다.
고슴도치는 고슴도치 컨셉에 부합하지 않는 것들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
프로이트와 무의식, 아인슈타인과 상대성.
그들은 모두 고슴도치들이었다.
그들은 복잡한 세계를 해석하여 그것을 단순화했다.
고슴도치는 멍청한 게 아니다.
고슴도치는 본질적인 것을 보고 나머지는 무시한다.
경영 전략의 핵심은 단순성이라 할 수 있다.
미국의 렌터카 회사인 에이비스(Avis)의 ‘ No.2 광고 캠페인 ’ 은 대단한 성공을 거둔 유명한 사례다.
1970년대 미국 렌터카 업계는 허츠(Hertz)가 압도적으로 1위,
Avis가 후발주자와 근소한 차이로 2위를 달리고 있었다.
당시 소비자들의 머릿속에는 " 렌터카 = Hertz " 가 자리 잡고 있었다.
Avis의 고민은, 소비자들의 기억속에 있는 " 렌터카 " 라는 방을 Hertz가 독차지 하고 있는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Avis를 자리 잡게 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었다.
이때 Avis는 " 렌터카 "라는 주소의 옆에 방을 새로 하나 만들어 " No. 2 렌터카 " 라는 이름을 붙이고
그 방을 독차지 하자는 전략을 구사했다.
이런 전략의 토대에서 만들어진 광고가 유명한 " No.2 " 광고 캠페인이었다.
" 우리는 2등입니다. 그래서 더욱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이 광고는 포지셔닝 전략의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포지셔닝은 단순화의 원리를 따르는 것이다.
많고 많은 브랜드 중에서 우리 브랜드를 어떻게 단순화해
소비자들의 머릿속에 자리 잡게 할 것인가 하는 것이 포지셔닝의 개념이다.
소비자들은 복잡한 것은 기억하지 못한다.
무술 고수들의 몸동작은 단순하다.
그러나 그 배후에는 엄청난 수련이 숨어 있는 것이다.
좋은 회사를 위대한 회사로 도약시킨 사람들은 고슴도치들이었다.
"여우는 많은 것을 알지만, 고슴도치는 한 가지 큰 것을 안다."
할 수 있다고 다 하는 것은 현명한 방법이 아니다.
<강의자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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