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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당신에게 1980년대 중반에 베를린 장벽이 붕괴되려면 얼마나 더 기다려야겠느냐는 질문을 했다고 가정해 보자.
당신은 어떻게 대답했을까?
나는 어떤 대답이 나왔을지 짐작할 수 있다.
또 한 번의 세계 전쟁이 일어난 후에야 베를린 장벽이 무넏질 거라고 대답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동독과 서독 간에 다각적이고 장기적인 친선 교류가 이루어진 후에야 장벽이 무너질 거라고 대답한 사람이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모든 사람이 한결같이 수십억 달러에 이르는 외부의 도움이 필요할 거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당시 소위 동유럽 전문가라고 불리던 사람들은 실제로 이러한 시나리오를 내놓았었다.
뿐만 아니라 미국의 중앙정보국, 국무부, 국방성 등은 소련 진영이 수개월은커녕 수년 이내에 무너질 거라고는
예상조차 하지 못했었다.
전문 기관들은 전부 소련 진영이 붕괴되는데 수십 년이 걸릴 것으로 내다보았다.
그러나 예상을 뒤엎고 눈앞에 어떤 일이 벌어졌는가?
1989년 9월 몇몇 반체제 인사가 동독의 라이프치히에 모여 어떤 이유로 시위를 벌였으나
지역 경찰은 시위대를 막지 않았다.
다음날 옆 마을에서 다른 사람들이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라이프치히의 시위대가 경찰의 저지를 받지 않았다는 사실에 고무되어 조금 더 큰 규모로 시위를 했다.
그리고 이 마을의 경찰 역시 라이프치히의 경찰이 시위를 진압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에
시위를 막을 필요가 없다고 판단하여 그들을 저지하지 않았다.
다음날이 되자 또 다른 옆 마을에서 한층 큰 규모의 시위가 일어났고 경찰은 더욱 수동적으로 대처했다.
이런 식으로 시위의 범위와 규모가 점점 확대되어 동독 전체로 번져 갔고
경찰은 점점 수동적으로 대응하여, 마침내 1989년 10월 동베를린 곳곳에 100만 군중이 모이게 되었다.
그리고 경찰이 손을 놓고 앉아 구경하는 동안 동베를린에 모인 군중은 베를린 장벽을 허물어 버렸다.
베를린 장벽의 붕괴는 우리가 평생 동안 보게 될 어떤 일보다도 가장 큰 변화일 것이다.
그러나 베를린 장벽이 붕괴되는 데에는 고작 한 달이 걸렸고 그나마 비용은 전혀 들지 않았다.
또한 그 누구도 혁명의 발원지가 되리라고 생각지 못했던 작은 마을의 몇몇 사람이
베를린 장벽의 붕괴라는 거대한 변화의 출발점이 되었다.
앞으로 누군가가 ’그건 절대 안 돼 !’라고 말하거든 베를린 장벽의 붕괴를 떠올리기 바란다.
세스 고딘, 톰 피터스, 말콤 글래드웰 외 지음 / The Big MOO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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