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맹자는 20여 년 동안 유세활동을 펼쳤다.
여러나라를 돌아다니며 각국의 왕을 만나 인의를 바탕으로 한 왕도정치를 하도록 설득했다.
맹자는 왕도정치를 실현시키기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로 군주의 덕을 꼽았다.
군주가 먼저 덕을 쌓고 그 덕으로 백성을 다스리며 덕을 널리 확대시키는 것이 왕도정치의 목표다.
그러므로 왕도정치를 실현시키려면 먼저 군주를 설득해야 했다.
그 일만으로도 엄청난 노력이 필요했다.
맹자가 제나라의 선왕을 만났을 때의 일이다.
맹자는 먼저 음악에 대한 화제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폐하께서 음악을 좋아하신다고 들었습니다."
"짐은 궁중음악보다는 속요를 좋아한다오."
선왕은 맹자가 두려워 성급히 둘러댔다.
그러자 맹자가 말했다.
"음악을 즐긴다는 것은 나라가 평온하다는 증거입니다.
그러니 궁중음악이든 속요든 전혀 상관없습니다."
"그렇소? 그 이유가 무엇이오?"
선왕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맹자에게 말려들었다.
맹자는 이에 대답하지 않고 반문했다.
"음악을 혼자 연주하는 것과 다른 이들과 함께 연주하는 것 중 어느 쪽이 더 즐겁겠습니까?"
"그거야 당연히 다른 이들과 함께 연주하는 것이 즐겁지 않겠소."
"그렇다면 몇 명이 음악을 즐기는 것과 많은 사람들이 즐기는 것 중 어느 쪽이 더 즐겁겠습니까?"
"당연히 많은 사람들이 즐기는 것이 즐겁겠지."
이렇게 상대의 의견을 끌어낸 후 맹자는 본론으로 들어갔다.
"실은 그 즐거움에 대해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예를 들어, 폐하께서 연주회를 열었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음악소리를 듣고 백성들이 눈살을 찌푸리며 ’임금님은 음악이나 들으면서 즐기는데 우리는 매일 끼니 걱정을 해야 하다니, 이렇게 불공평한 경우가 어디 있느냐?’라며 불만을 갖는다면, 그 이유가 무엇이겠습니까?
그것은 바로 폐하께서 백성들과 즐거움을 함께 나누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백성들과 즐거움을 나누지 않고 혼자서만 즐기신다면 불평이 나올 수밖에 없겠지요.
반대로 음악소리를 듣고 백상들이 기쁜 표정을 지으며 ’음악을 즐기시는 것을 보니 임금님이 아직 정정하신가 보군’이라고 말한다면 이는 백성들과 즐거움을 함께 나누기 때문입니다.
이 얼마나 기쁜 일입니까?
폐하께서 솔선수범하여 백성들과 기쁨을 함께 하신다면 제나라는 물론이고 천하를 다스릴 수 있을 것입니다."
장단을 맞춰 상대방의 흥미를 유발한 다음, 반문을 통해 자신의 페이스로 끌어드린다.
상대가 완전히 동요하면 마지막으로 일격을 가하고 자기의 요구를 제시한다.
참으로 훌륭한 설득방법이다.
모리야 히로시 지음 <중국 3천년의 인간력> 중에서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