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떤 사람들은 나만의 시간에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 정확히 안다. 오랫동안 꿈을 간직해온 사람들이 그들이다. 파티에 가든 기차 여행을 하든 또는 의사를 만나러 병원에 가든 어디서든지 당신은 그런 사람들을 만나게 될 것이다. “나는 은퇴하면 동물을 다루는 일을 할 것 입니다.” 홍보 일을 하고 있는 40세의 도발적인 한 여성이 말한다. 또는 매일 정장을 입고 사무실에 나가는 한 남자가 “나는 농장에서 살 계획입니다.”라고 말하는 것을 들을지도 모른다.어떤 사람은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에 출연할 것입니다.”라고 말할 수도 있다.
당신은 커다란 꿈을 쫓고 있는가? 성인기의 주류를 이루는 동안 커다란 꿈은 마음속에서 계속 당신을 괴롭혔을지도 모른다. 주택 대출금을 상환하고 학부모 회의에 참가하고 상사에게 보고서를 제출하고 대학 학자 금 융자도 갚아야 하는 그런 시기를 거치는 동안 그 꿈은 ‘정말 내가 해보고 싶은 일’에서 ‘때가 되면 언젠가는 할 일’로 바뀐다. 그러다가 드디어 지금이 아니면 언제가 그때 이겠는가 라는 생각이 드는 시기가 찾아온다.
큰 꿈을 쫓으려면 용기가 있어야 하고 치밀한 계획도 있어야 한다. 당신의 꿈이 현상태에서 극단적으로 동떨어진 성질의 것이라면 더욱 그러하다. 친구들은 정신이 나갔다며 당신을 말릴 것이다.
그렇지만 당신은 하지 않고서는 배길 수 없는 시점에 이른다. 정말 큰 꿈이 있다면 시간을 낭비할 여유가 없는 것이다.
짐 테일러는 큰 꿈을 가지고 있었다. 사우스캐롤라이나의 찰스턴에서 자랄 때 그는 항구 옆에서 살았다. 거대한 군함들을 늘 볼 수 있었고 항만으로 들어오는 배 위에서 갑판장이 부는 호각소리를 들으며 자랐다. 낚시를 좋아했다. 노젓기도 잘했다. 항해를 즐겼다. 어릴 때에도 그는 모래상자에서 놀 때보다 보트를 타고 있을 때가 더 편안했다. 물을 바라보기만 해도 가슴이 울렁거렸다. 그는 도시 출신 아이였지만 바다는 그로 하여금 안을 향하지 않고 바깥을 향하게 해주었다. 테네시에 있는 자그마한 대학을 졸업한 후 그는 해군에 입대했다.파도의 리듬을 타고 그의 삶도 변화무쌍하게 흘러갔다. 그는 동남아시아에서 지중해로,무수히 많은 항구와 해협을 들르고 지나가면서 살았다.
그랬기 때문에 그가 61세가 되었을 때 법조계를 떠나 카브리해에 떠 있는 배에서 살게 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했다. 그리고 역시 바다를 두려워 하지 않고 바다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잘 견디는 아내와 아직도 함께 잘 살고 있다는 사실도 당연하게 여겨진다.
그렇지만 젊은 시절에는 꿈을 실천에 옮기기에 앞서 우선 살아야 하는 다른 삶이 있었다.조지 베일런트의 표현에 의하면 ‘직업 강화의 시기’라고 할 수 있는 긴 성인기를 살아야 했던 것이다. 그의 아내 제인은 요리사로 자신의 출장요리 사업을 해 나갔다. 그러면서 두 아이와 개 두 마리를 키웠고 친구들과 지인들을 폭 넓게 사귀었다.
그러나 한눈 팔지 않고 수 십년을 그렇게 살고 나자 마치 파도가 철썩 거리듯이 불안감이 짐의 내면에서 일기 시작했다. “의뢰는 그냥 들어옵니다. 무엇을 해야 하는지 분명히 알기 때문에 별로 도전을 받지 않습니다. 고객과 맺게 될 관계의 모든 단계들을 다 알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부정하는 단계가 있습니다. ‘제가 저지른 일이 아닙니다. 왜 하필이면 나란 말입니까?’ 그러다가 결국에는 이렇게 말하는 단계가 옵니다. ‘일을 착수해서 사건을 변호 해봅시다.’ 이일을 30년 동안 해왔습니다. 왜 나는 이일을 하고 있는가? 얼마나 오랫동안 더 해야 하는가? 10년? 그 후에 무엇을 해야 하는가? 내가 다른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면 정말 심각하게 거기게 대해서 고려해 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에게는 뱃사람의 피가 흐른다. 광활한 바다를 마음껏 돌아다니면서 돌풍을 다스리고 항구에 안전하게 도달하는 여행, 바람 앞에 선 삶을 상상해 본다. 뱃사람은 누구나 완벽한 배에 대해 거의 신비에 가까운 비전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항해 하면서 겸손을 배우고 전율을 맛보며 자유를 얻는다! 너무나 자유롭다! 안개가 피어 올라서 아련하게 보이는 수평선, 방향을 바꾸는 바람, 굽이치는 조류, 환희로 부서지는 흰 포말 그리고 곳곳에 도사린 위험.
짐은 언제나 배를 가지고 있었다. 성공적인 변호사 일 덕분에 그는 취미로 항해를 할 수 있었다. 항해에 대한 열정이 법률에 대한 애정을 서서히 압도하기 시작했다. “많은 사람들이 저와 같은 꿈을 가지고 있습니다. 항해 동호회에 가보면 나와 비슷한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들과 배를 타고 세계를 돌아다니는 이야기들을 나눕니다. 배를 타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런 꿈을 가지고 있습니다. 뱃사람들은 배를 타지 않고는 못 견디지요.”
친구와 파나마로 항해휴가를 다녀온 후에 짐은 제인에게 자신의 꿈에 대해서 털어 놓았다. 밧줄을 풀고 육지를 떠나 바다로 나가 살고 싶다는.
제인은 듣자마자 이렇게 반응했다. “오! 짐, 이건 미친 짓이에요.”
“이런 일이 일어 나리라고는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그저 꿈에 지나지 않을 것이라고 스스로에게 일렀죠. 분위기나 대충 맞춰 주면 되겠지 했어요. 조만간 무슨 일이 일어나기야 하겠는가 하고 생각했죠.” 제인의 말이다.
그런데 짐이 말했다. “너무 늙기 전에 빨리 시작해야 할 것 같아.”
덜커덕!
그로부터 1년후 두께가 10cm나 되는 파일이 침대 옆 탁자 위에 등장했다. 모두 배의 설명서를 담고 있는 파일이였다. 짐이 밤마다 읽고 있는 내용을 보고 제인은 생각했다. “이 사람이 심각하구나. 정말 하고 싶어하는 일이구나.” 그렇지만 아직도 머나먼 꿈이었다. 그리고 전혀 실질적이지 못한 꿈이었다. “나는 우리 부부가 배를 타고 세상을 돌아다니는 모습을 상상할 수 없었어요.” 어울리는 친구와 동료들이 너무나 많았다. 아이들은 아직 대학에 다니고 있다. 이들 부부는 무기한 크루즈를 떠나기에는 사람들을 너무 좋아했다. “나는 우리가 그렇게 떠나면 미쳐버리고 말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라고 제인은 말했다.
짐은 계속 그 이야기만을 했다. 배를 전세 계약해서 쿠루즈에 사람들을 모집하는 것은 어떨까? 그렇게 하면 사람들과의 교제도 계속하면서 새로운 삶을 유지해 나갈 돈도 벌 수 있을지 모른다. 드디어 제인이 오케이 했다. 어떤 배가 좋을지 탐색하기 시작했다. 자신들이 선장과 선원으로 일할 것인가? 그 점도 고려해 보기로 했다. 아니, 배를 소유하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기 사업을 시작하는 쪽으로 정했다.
꿈은 천천히 구체적인 계획으로 형태를 갖춰가기 시작했다. 그들은 카리브해에서 쿠루즈 사업을 시작하기로 했다. 여행자들에게 최고의 음식과 항해를 제공할 계획이었다. 짐은 곧 배의 종류와 크기의 범위를 좁혀 나갔다. 1996년 이전에 건조된 칸타나 쌍동선으로 결정되었다. 전세계에 19척밖에 없는 배였다. “마침내 실제로 일이 벌어지게 되었다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제인이 말했다.
짐이 변호사에서 쿠루즈 선장으로 변신하는데 5~6년이 걸렸다. 완벽한 배를 찾는 데만 3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선장면허를 취득하기 위해 학교로 돌아가서 공부도 해야 했다. 8개월동안 그는 새벽5시에 일어나서 사무실로 출근하기 전 2시간동안 공부를 했다. 그리고 부부는 선박중개인이 되기 위한 강좌를 들어야 했다. 그 밖에도 보험,선박의 마손(摩損) 부분 관리에 관한 문제에서부터 선상에서 사용하기에 편한 침대인가를 소비자 입장에서 평가하는 일에 이르기까지 여러 가지 사업적인 세부 사항들도 배워야 했다. 짐은 세인트 토마스에서 소방업무 강의까지 들었다. 제인은 미식가들에게 제공할 식사도 연구해야 했다.
“일단 일이 벌어졌음을 깨닫고 나자 나는 A형 특유의 강한 추진력으로 몰입했습니다.” 라고 제인은 말했다. 짐은 항해에 관한 모든 일을 책임졌다. 그녀는 배 안의 살림 일체를 도맡았다. 첨단주방을 설치하는 등 선박의 내부를 그녀가 디자인했다. 이제 부부는 B&B&B의 파트너가 된 것이다. B&B&B, 즉 베드,블랙퍼스트 그리고 보트.
두 사람은 30여 년 전 나폴리에서 그들이 사랑에 빠졌던 일을 기념하여 13m가 넘는 새로 수리된 쌍동선에 ‘출발하자!’라는 뜻의 이탈리아 이름 ‘안디아모’를 붙였다. 2001년 가을 선장 짐과 주방장 제인은 사업을 시작했다.
시기만 제외하고는 모든 준비가 완벽했다. 다행히 아들은 대학을 졸업하고 워싱턴D.C.에 있는 은행에서 일하고 있었다. 딸은 아직 대학에 있었다. 그 아이가 버림 받았다고 느끼지 않을까? 그리고 사랑하는 아이리시세터 애완견은 어떻게 해야 할까?(결국 개는 대학에 다니는 딸에게 보냈고 거기서 학교의 마스코트가 되었다) 20년 넘게 살아온 집에서 가구와 보관용 상자들을 처분하고 신속하게 짐을 싸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니었다. 제인의 고객들은 또 어떻게 할 것인가? 잘 나가는 출장요리 사업을 접어야 했다. 한 고객은 눈물을 터뜨렸다. 몇몇 친구들은 제인에게 살며시 물어왔다. “정말로 할 생각이야?제정신이야?”
극적인 변화에는 위험이 따른다. 변화는 당신과 주의 사람들을 불안하게 만들 수도 있다. 그렇지만 위험을 감수하는 것은 나만의 시간으로 들어가는데 필수적인 과정이다. 그리고 연습을 하면 할수록 위험을 감수하는 일은 쉬워진다.
제인과 짐은 이러한 점에서 유리했다. 사실 이들은 20여 년 전에 이렇게 멀리 떠나는 변화에 대해서 한 번 예행연습을 해본 적이 있다. 그 당시에 짐은 대형 로펌에서 승진가도를 달리고 있었다. 제인은 어린 두 자녀를 키우며 출장 요리 사업을 시작할 때였다. 짐은 파리에 사무실을 개설하려는 꿈이 있었다. 그는 계속 회사를 설득했다. “파리로 갑시다. 국제 교역에서 크게 성공할 수 있습니다.” 드디어 회사의 승인을 얻었다.
“짐에 돌아와서 아내에게 말했습니다.”그날 저녁에는 친구들과 함께 식사를 했다.
“저녁 식사 시간에 그 소식을 발표했지요. 모든 사람들이 멋진 생각이라고 말했어요.” 짐은 환희에 들떠있다. 파리로 갑시다! 모험과 성취를 추구하는 그의 낭만적인 충동성과 잘 맞는 일이었다. 모든 사람들이 잔을 들고 외쳤다. “파리! 얼마나 멋있어!” “그러다가 탁자 끝에 앉은 제인을 바라보았어요. 그녀는 울고 있더군요.”
처음에는 기쁨의 눈물인 줄 알았던 것이다. 그러나 기뻐서 우는 것이 아니 였다. 제인은 준비가 되지 않았던 것이다. 그냥 짐을 싸서 떠나자고? “그녀는 모든 현실적인 문제들을 생각하고 있었어요. 아이들 학교며 집과 자신의 사업들 복잡했죠.” 그녀는 또 군인 자녀로 자란 자신의 어린 시절을 떠올렸다. 그녀의 아버지는 영국 육군의 홍보부서에서 근무했다. 그녀는 온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자랐다. 그래서 자신의 아이들 만큼은 한 곳에 정착해서 자라게 해주겠다는 바람 때문에 선뜻 모험을 택할 수 있는 자신의 성향을 억누르며 살았던 것이다. “저는 늘 집에 있는 사람이였어요. 집에 있을 때가 가장 행복했어요.”
짐은 아내에게 준비할 여유를 주지 않았던 것이다. 이러한 위기의 순간을 통해서 그들은 서로의 꿈과 두려움에 대해서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결국 제인은 위험을 받아들이게 되었고 모든 에너지를 다 쏟아 부어서 파리에서의 생활을 성공적으로 이끌어갔다. 사실, 그곳에서 아주 멋진 3년을 보냈다. 더욱이 파리로 떠난 모험은 그녀의 직업에 크게 보탬이 되었다. 그녀는 유명한 프랑스 주방장과 일하면서 요리책도 함께 펴냈고 세인트바츠에서 시즌 동안 요리강좌를 열기도 했다. 그들이 워싱턴 D.C.의 본사로 돌아왔을 때 그녀는 유명한 요리사가 되어있었고 더 이상 모험을 두려워하지 않게 되었다. 그리고 짐은 그 일 이후로 자신의 꿈에 대해 시작 단계에서부터 아내와 조심스럽게 상의하게 되었던 것이다.
‘안디아모’ 라는 꿈이 펼쳐지면서 제인은 남편뿐 아니라 자신에게서도 가능성을 보게 되었다.
그렇다고 엄마 노릇을 제대로 못하게 될까 봐 우울해지는 순간들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딸이 미술숙제를 할 때 도움이 필요하면 어떻게 할까? 남자친구와 다투고 이야기할 사람이 필요할 때는 어떻게 할까? 그런데 아이들이 염려를 덜어주었다. 오히려 아이들이 한술 더 떴다. “두 아이 모두 ‘이건 정말 굉장한 일이에요. 우리 부모님 연세가 드셨을 때 그런 일을 할 수 있으면 행복할거 같아요’라고 말했어요.” 아이들의 친구들도 덩달아 신이 났다. “그 아이들이 너네 부모님은 정말 쿨 하다고 그랬다더군요.”
-왜 어떤 사람들은 위험을 택하고 어떤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가-
시작은 끔찍했다. 트리니다드에 임시거처로 세든 집에서는 박쥐가 나왔다. “짐이 소리를 지르며 목욕탕에서 뛰쳐 나오더군요. 물론 저도 비명을 질렀지요. 박쥐를 보고 얼마나 놀랐던지요. 밤에는 쿵쿵하는 소리를 들었어요. 알고 보니 망고 나무에서 지붕위로 망고가 떨어지는 소리였어요.”
몇몇 다른 전세 선박들을 파손시킨 무시무시한 폭풍도 있었다. 게다가 9.11테러까지 일어났다.
테러가 일어난 후 크루즈 산업은 붕괴했다. 주식시장이 무너지면서 그들의 저축도 날아갔다. 그러나 이런 일들이 그들의 결심을 더욱 굳게 해주었다. “그런 일을 겪고 나자 나는 확고해졌습니다. 너무나 많은 일들이 잘못되었어요. 그래서 우리는 마음을 더욱 굳게 먹었지요. 가족과 친구들로부터 막강한 지지도 받았습니다.” 제인이 말했다.
또한 짐은 안전 대책도 확보하고 있었다. 그가 사무실 동료들에게 뜻밖의 계획을 이야기했을 때 그는 구명밧줄을 하나 건네 받았다. “그들이 말했습니다. ‘만일 일일 잘못 되거든 돌아오게’라고요” 이렇게 위험과 함께 대비책이 마련되었던 일은 전에도 있었다. 짐이 법대 진학을 고려할 때 그의 아버지가 이와 비슷한 보장을 해주었다. 짐의 아버지는 찰스턴에서 냉장 보관 수산물 가공공장을 하던 사업가였는데 아들에게 이렇게 권했다. ‘법대에 진학하지 그러느냐?그러고도 회사로 돌아오고 싶으면 그때 돌아 오거라.’ 짐은 법대에 진학했고 결국 아버지의 회사로 돌아가지 않았다. 그렇지만 모험가들이 안전망을 갖는다는 것은 참 좋은 일이다. 그 안전망은 당신이 꿈을 쫓을 때 보다 대담 해질 수 있게 도와주고 또 계획을 보다 치밀하게 세울 수 있도록 도와준다.
요즘 짐과 제인은 새로운 삶을 함께 살고 있다. “정말 좋아요.짐에게는 그가 맡은 책임이 있고 저는 또 제 책임이 있어요. 그 점이 우리의 관계를 더 돈독하게 유지해 줍니다.우리는 매일 매순간 함께 지내지요. 둘 다 이 생활을 좋아해요. 서로에 대해서 이전과는 다른 존경심을 갖게 되었어요. 우리는 동일한 대상, 동일한 문제, 동일한 요구를 다룹니다. 짐은 굉장한 자신감을 발산하고 저는 옆에서 아주 안전하다고 느낍니다.”
세계 각국의 요리를 만들어내는 것은 제인의 몫이다. 마르세유 부야바스(생선,조개류에 향신료를 넣어서 찐요리), 망고무스, 그리스식 메쯔(지중해식 전채),코코넛 크림 앙글레즈를 곁들인 폴로팅 아일랜드(커스타드종류의 루이지애나 디저트), 안달루이아식 가즈파쵸(얇게썬 야채와 올리브를 넣은 걸쭉한 스페인식 스프),플라멩코 푸딩 캐러멜 등.
이들은 어느 때보다도 건강하다고 느낀다. 체중도 좀 빠졌다. “신선한 공기와 활동 때문이겠죠. 수영을 하니까 몸 상태가 좋습니다.” 짐이 말한다.그는 이제 신경성 위장 질환이 없어졌다. 유당 소화장애도 없다. 수면 장애도 없어졌다. 전에는 언제나 근심거리가 있었다. 법률에 관한 일이라는 것이 늘 그랬다. 중요한 소송사건에 대해서 항상 신경 써야 했다. 소송사건 외의 다른 일은 안중에 없었다. 신경 쓰지 않으면 밀려나게 되어 있었다. 성공의 유일한 비결은 언제나 머리를 부지런히 쓰는 것 이였다. 결국 근심을 많이 해야만 성공하는 일이었다. “불면의 밤은 법조계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는 늘 있는 일입니다.”
“배를 타면 이이는 아기처럼 잘 잡니다. 저녁 8시 30분이면 잠자리에 들어서 아침이 될 때까지 자지요.”
그렇지만 이것도 일이다. 작은 사업을 운영하는 일은 24시간 7일을 필요로 한다. “우리도 수입과 지출을 맞추려고 노력합니다.그렇지만 진정한 목표는 자신이 사랑하는 일을 하는 것이지요.” 제인의 말이다.
변호사에서 선원으로 탈바꿈한 짐의 이야기는 나만의 시간에 이루어질 수 있는 새로운 인생에 대한 가능성을 시사한다. 마지못해 끌려가던 의심 많은 제인이 새로운 삶에서 동등한 파트너로 변신하게 된 사실도 시사하는 바가 많다. 꿈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두 사람의 노력이 필요했던 것이다.
왜 어떤 사람은 위험을 택하고 어떤 사람은 그렇지 않은가? 대답의 일부는 당신의 과거에 묻혀있다. 옛날에, 가령 고등학교 때 위험을 택해 본적이 있는가? 언제 처음으로 독립했는가? 직장에서의 변화에 어떻게 반응하는 편인가? 관계의 변화에 대해서는 어떤 태도를 취하는가? 짐과 제인은 젊은 시절 결혼생활에서 겪은 그것을 기회로 바꿀 준비가 잘되어 있었던 것이다.
대답의 나머지 부분은 아마도 운명일 것이다. 당신이 자기 자신을 열고 새로운 무엇인가를 시도 할 수 있도록 외부적인 상황이 전개될 수 있다. 또는 당신이 변화하지 않을 수 없도록 재난이 닥치기도 한다. 짐과 제인은 대다수 다른 선주들의 경우 항해에 나서지 않을 수 없도록 상황에 의해 밀려왔다고 지적한다. 어떤 사람은 앞으로 2년밖에 살 수 없다는 진단을 받기도 했다. 또는 인생을 바꿔놓는 큰 상처, 즉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 상처를 입은 사람도 있다.
“우리는 그런 상황은 아니었어요.” 짐이 말했다. 그렇지만 깨뜨리고 나가는데 너무 오래 기다리면 안 되겠다는 급박함을 느꼈다고 한다.”시간이 무르익었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그는 자신과 비슷한 꿈을 간직했던 다른 뱃사람을 기억한다.” 마누라가 드디어 승낙하고 아이들이 정착하고 개가 죽었을 때, 나는 너무 늙어 있었습니다.”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이 일은 대단한 도전입니다. 65세에 이 일을 시작할 수는 없다는 말입니다.” 그리고 큰 꿈을 추구하려면 어떤 마음 자세가 필요하다. “낭만적인 기질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종류의 일에서 어려움을 무시할 수 있으려면 낭만적인 구석이 있어야 합니다.”
사업 전체가 실패할 수도 있다. 실패의 가능성을 정면으로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그는 또 말한다. “아마도 60%정도는 아내가 반대해서 그만둘 것입니다.” 그들을 위한 송별회에서 짐과 제인은 남녀의 반응이 판이하게 다르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여자 친구들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내 남편에게 당신이 이런 일을 한다고 말하지 마세요.’ 여자들은 겁을 냅니다. 자신들이 이 일을 하고 싶지 않은 거죠.” 제인이 말했다. “남자들은 또 ‘정말 굉장하군요. 도대체 어떻게 부인을 설득해서 이 일을 하게 만들었습니까?’라고 말했어요.”
때로는 큰 꿈의 실현 가능성이 없을 수도 있다. 아내가 반대한다. 만약 아내가 큰 꿈을 가진 사람이라면, 남편이 자신의 직업이나 사회적인 인맥에 뿌리박고 있기 때문에 방해가 될 수도 있다. 꿈을 함께 나눌 생각이 없을 수도 있다. 또는 서로 다른 꿈을 가지고 있을지도 모른다.
또 하나의 요인은 아이들의 상황이다. 아이들이 얼마나 자립적인가? 당신이 맡아야 할 다른 의무는 없는가? 예를 들어 노인시설에 살고 있는 부모가 있는가? 정기적으로 돌보아야 하는 형제자매가 있는가? 도움이 필요한 친구가 있는가?
그 다음에는 경제적인 문제가 있다. 도약을 할 만한 여유가 있는가? 짐과 제인은 경제 상황이 나빠지기 전에 시작한 경우다. “만약 우리가 요즘 선박사업을 시작하려고 조사해보았다면 이 일에 뛰어드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을 했을 것입니다.” 라고 짐이 말한다. 그렇지만 짐은 이미 닻을 올렸다. “일단 들어온 이상 나갈 수 없습니다. 내 경우에는 불가능하다고 말하는 게 아니라 이미 붙잡혔다고 하는 게 맞겠죠.”
그렇지만 그는 낙천적이다. 나만의 시간을 견뎌내려면 낙천성이야말로 필수요소다.
낙천적인 당신은 좌절 속에서 희망을 볼 수 있고 실망 속에서 크루즈 사업에 뛰어드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새로운 경쟁이 없어서 좋다고 본다. 시장을 점유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만반의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편안한 태도와 사우스캐롤라이나 분위기를 살짝 엿볼 수 있는 음성에서 짐이 자신의 선택에 만족해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까짓 운명의 어뢰쯤이야. 돛을 활짝 펴고 앞으로 나아가자.’
나이듦의 기쁨/에비게일 트래포드 지음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