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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나는 한 첨단 정보 통신업체의 최고 경영자 회의에 초청을 받고 가서 리더십 강의를 한 적이 있다. 강의가 끝나고 질문을 받는 시간이 있었는데, 한 중역이 손을 들더니 대뜸 이렇게 말했다. “아주 좋은 강의이긴 한데, 강사님이 어릴 때부터 미국에서 사셔서 그런지, 너무 미국적인 관점에서만 접근하는 것 같습니다. 말이 나왔으니 말이지, 우리 사회의 지도층 인사급들은 너무 미국 유학파들이 많아서 항상 무슨 얘기만 나오면 미국의 예를 들고 미국의 것을 적용하려 합니다. 그러나 한국은 한국이고 미국은 미국입니다.” 내가 채 대답을 하기도 전에 다른 중역이 손을 들더니 방금 그 말을 한 중역을 쳐다보면서 이렇게 반박했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요즘 그런 식으로 너무 한국과 외국은 다르다 하면서, 문화의 차이를 지나치게 강조하고 무조건 자기 방식만을 정당화 시키려는 게 더 문제입니다. 우리가 명심해야 할 것은 서양과 동양 문화 모두에 동일하게 적용되는 보편성(普遍性)입니다. 세계 모든 문화가 다 존중하고 따라야 할 어떤 공통적인 가치관이나 탁월성의 표준이 반드시 있어야 할 것입니다. 이 보편성을 배격한 문화적 특수성 강조는 있을 수 없습니다.”
나는 두 중역의 말을 들으면서 속으로 무릎을 쳤다. 정말
물론 나는 각 문화마다 존중 받아 마땅한 문화적 특성이 있음을 인정한다. 그리고 지난 두 세기 동안 서양이 지나치게 공격적으로 자신의 문화를 동양에 강요하려 했음도 잘 알고 있다. 싱가포르의 리콴유 전 총리가 지적한 대로 서양의 타락한 도덕성을 동양이 경계해야 함도 사실이다. 그러나 동시에 동양의 문화 속에도 많은 잘못된 부분들이 있음을 우린 인정해야 한다. 우리 속에 있는 죄성이 흘러나가서 만든 것이 세상의 문화이기 때문에 동양이든 서양이든 그 문화와 전통속에 어두운 요소들이 대단히 많다. 성경은 시대와 문화를 초월하여 우리 모든 인간의 생각과 행동을 평가하는 보편성을 가진 표준 잣대이다. 모든 세계인은 그 성경이 제시하는 공평한 기준으로 늘 스스로를 평가해야 할 게다.
칼과 칼집 / 한 홍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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