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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49.  우리부부(5) - 미워하기엔 너무 사랑스런 여자 (1) | 박영하 | 출처 : - 2010-02-12
 

제목을 쓰놓고 보니 



"아버님은 닭살이야.

또 어머님 칭찬이셔.

못말리는 부부야 !"


하면서 나를 힐난하는 작은 며느리 모습이 떠오른다.

사실이지 이런 이야기를 한다는 것이 좀 민망스럽기는 하다.

그러나 어쩌나,  사실이 그런데.



지난 번 치앙마이 여행 출발하기 전전날 밤이었다.

자다하니 시끄러워 잠을 깼다.

집사람이 배를 웅켜잡고 끙끙 대다가 잠자다 깬 나를 보더니만 배를 주물러달라고 했다.

큰 일 났다싶어 ’응급실로 가야할까 보다’고 했더니 ’그럴 필요는 없다’고 했다.

약을 먹고 배를 주무르며 날밤을 새고는 아침 일찍 병원으로 갔다.

눈이 쾡하니 들어가고 몸이 바짝 마른 환자를 본 의사는 무슨 중병이 있겠거니 하는 눈빛으로 물었다.


"몸 무게는?"


"44 ~ 45 kg"


"어디가 아픈가?"


"위가 아프다."


"............."


"..............."


’우선 혈액검사와 초음파검사부터 하고 결과를 봐서 위내시경을 찍자’고 했다.

접수에 가서 신청을 하니 초음파검사는 다음주에나 가능하다고 했다.

집으로 올려다가 미심쩍었던지 집사람이 다시 의사를 찾아갔다.


"내일 해외여행을 갈려는데 괜찮겠느냐?"


"그럼 오늘 혈액검사를 해라.

혈액검사 결과를 보고 이상이 있으면 전화를 해주겠다.

무리를 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

우선 먹는 약을 처방해 주겠다."


그러고는 우리부부 치앙마이를 다녀왔다.

집사람은 어제 병원에 가서 초음파검사를 했고 오늘 아침 일찍 결과를 들을려고 병원으로 의사를 찾아갔다.

혼자서 아침밥을 찾아 먹고 있는데 병원에 간 집사람에게서 전화가 왔다.

집사람의 첫마디가


"헬로 !"


였다.

직감적으로 별 이상이 없다는 것을 알아 차렸다.

퉁명스럽게 전화를 받았다.


"괜히 돈만 날린 것 아냐?"


시컨둥해 하는 내 대답을 듣고는 마누라가 토라져 전화를 끈어버렸다.

순간 ’앗차 !’ 싶어 내가 다시 전화를 걸었다.

집사람이 앙칼진 목소리로


"내가 중병에라도 걸렸으면 좋아?"


"아냐. 정말 다행이야. 축하해. 어쩌구 저쩌구..."


한참 만에(아침에 눈이 많이 내려 전철을 타고 병원에 갔다) 집사람이 생글그리면서 집으로 들어섰다.

의사가 초음파검사 사진을 보고는 ’모든 부위가 정상이고 건강하다’면서 놀라더라고 했다.

그래서 집사람이 의사에게 ’살이 좀 쪄봤으면 좋겠다’고 했다나. (얄미운 년 시리즈)


그러고는 부엌과 안방을 분주히 드나들더니만 ’점심을 준비해 뒀으니 챙겨먹으라’고 했다.

’어디를 간다’  ’무엇하러 간다’

이유도, 설명도 없이.

나는 슬며시 화가 났다.


"아침도 먹은둥 만둥 했는데 점심까지 내가 챙겨서 먹으라는거야?"


하며 벌컥 화를 냈다.

그랬더니 집사람이 받아쳤다.


"그렇게 나오면 저녁도 혼자 먹을 수가 있어요."


’아차!’ 싶어 입을 다물었다.

그러면서  ’혼자서 점심식사 하는 것은 이젠 익숙할대로 익숙한 일이 되었고

더욱이나 오늘은 의사진단결과가 좋아 기분이 더 없이 좋은 날인데 내가 이러면 안되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잘 다녀 오시라’고 비위를 맞췄다.

’다녀올께요’하고는 발걸음도 가볍게 집을 나갔다.

지금 바깥이 어둑어둑한데 아직까지도 집으로 돌아오지 않고 있다.


나는 아버지는 기억에 조차 없고 형님은 30대에 세상을 떠셨고.

어머님 누님들 집사람 며느리들, 온통 여자들 치맛폭 속에서 살아왔다.

우리 어머님, 두 분 누님들, 우리집사람, 두 며느리들,

참 훌륭하시고 사랑스런 여자들이다.

그중에서도 우리집사람,

가끔은 나를 힘 들게 하고 어렵게도 하지만 좋은 점이 훨씬 많아 미워할 수가 없는 여자다.

요즘 밥을 잘 먹지 못해 걱정을 했었는데 의사가 <건강하다>고 한다니 이 아니 기쁠손가?

천천히 밤 늦게 돌아와도 좋다, 건강만 하여라.

오늘은 <혼자 밥>을 먹어도 기분이 날아갈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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