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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98.  山과 人生(8) - "우리네 인생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 박영하 | 출처 : - 2010-05-21
 

오늘 60산우회 산행에 오랫만에 나갔다.

날자가 겹치기도 하고 교통편이 불편해서 자주 참가를 못해왔는데 회장단에게 미안한 마음도 들고 친구들이 보고 싶기도 하고 해서 꽃가루 알레르기때문에 몸이 말이 아닌데도 무리를 하며 나갔다.

아침에 컴퓨터를 열어 산행계획을 알려 온 통지문을 확인했다.

’좀 이상하다’는 느낌은 있었으나 별 생각을 않았는데 오늘 산행을 하면서 보니 <역시나>였다.

통지문 내용은 이러했다.

                               < ...........전략..........

    대부분 산우들이 칠순에 들어 서며 가파른 산길 가기를 버거워 하는 것 같습니다.

    이번 산행에서는 정상을 가지않고 가볍게 능선길을 따라 내려가려합니다.

                                ...........후략......>


지난 주말에는 울산산우회를 따라 충청북도 월악산을 갔었다.

꽃가루알레르기로 몹시 고생을 하고 있던 중이었지만 여러친구들의 권유가 있어 약간은 무리를 해서 따라갔다.

아니나 다를까 꽃가루바람에 눈물이 앞을 가려 하산을 하던 중에 돌계단을 헛짚어 앞으로 꼬꾸라졌다.

바지와 무릎이 찢어졌으나 다행히도 뼈는 다치지 않았다.

천만다행이라 감사히 여기고 있다.

그런데 월악산 산행에서 희안한 일이 있었다.

회장단이 우리들의 마음을 헤아린 것인지 아니면 과보호를 한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월악산 산행이라면 당연히 영봉 (1092m) 꼭대기를 올라가야 마땅하거늘 마애불까지만 갔다왔으니 이건 등산이 아니라 소풍을 갔다 온 것이다.

그런데 속으로 ’좋아라’고 한 사람이 있었으니 바로 나다.

눈에서는 눈물이, 코에서는 콧물이 연상 쏟아지고 거기다가 기침까지 나오는 지경이라

마애불까지 올라가는 것도 힘이 들었다.

영봉을 올라가는 대신 수안보온천욕을 즐기게 해 준 회장단이 그날은 참 고맙고 이쁘게 보였다.


오늘 산행도 마찬가지다.

분당 미금역에서 마을버스를 타고 신봉동 끝자락 종점에서 버스를 내려 산을 올랐다.

법륜사를 지나 30분 쯤 걸어올라 <바람의 언덕>에 올라서니 먼저 올라가 있던 김희진회장이 오른 쪽을 가리키며 ’저쪽으로 내려간다’고 하였다.

모두들 어리둥절해 하는 것 같았다.

어떤 친구는 ’아침 먹은 지가 얼마되지 않았는데 지금 내려가서 또 점심을 어째 먹냐’고 푸념을 했고.

그러나 모두가 별다른 이의 없이 술술 따랐다.

제일 반긴 사람은 말 할 것도 없이 ’나’였다.

산을 오르는 것이 힘도 들었지만 눈물과 콧물이 어지럽고 기침이 나서 빨리 산행이 끝나기만을 기다리는 심정이었다.

나는 하산길이 편하고 잠깐일 줄로만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1시간 반도 더 걸린 것 같았고 편안한 내리막 길만 있는 게 아니라 내려가다 올라 가기를 두 번을 했었다.

산행이 끝난 다음에 모두들 회장에게 ’산행코스가 참 좋았다.’고 칭찬들이 자자했다.


우리네 인생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산을 오르면서 정상에 올라 사방을 둘러보며 세상을 내려다 보는 그 맛도 더할 나위가 없지만,

꼭 정상에 오르기를 고집하지 않고 산을 오르다가 어디 탁 트인 경치 좋은 바위나

반석 좋고 시원한 물이 흐르는 계곡에 자리를 잡고 앉아 풍류를 즐기며 유유자적하는 것도 멋진 일이다.

월악산이나 광교산으로 등산을 가면서 < 영봉>이나 <시루봉>을 오르지 않고 

<마애불>, <바람의 언덕> 에서 도로 내려올 줄은 나는 몰랐다.

그러나 산 중간에서 내려왔었어도  두 산행이 모두 즐거웠고 좋았다는 생각이 든다.

인생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오르고 싶다고 해서 언제나 오를 수 만은 없는 것이 우리네 인생사란 것을 절실히 느끼며 살고 있지 않나?

예기치도 못한 일들이, 감당키 어려운 일들이 우리들을 이리저리 몰아 가고 있지 않나?

그리고 하산이 결코 쉽고 짧지만은 않다는 것을 오늘 느꼈다.

하산에도 가끔은 오르막이 있어  가쁜 숨을 헐떡거려야 할 일들이 생기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산을 내려오며 옆을 보니 히말라야와 킬리만자로를 다녀 온  임종혁형이 나와 함께 걷고 있었다. 

지난 달에는 심심해서(?) 대만에 있는 옥산(3952m)을 올랐다고 했다.

이런 친구도 오늘의 광교산 산보를 즐기고 있었으니 나야 말해 무엇하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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