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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615.  山과 人生(9) - "사람은 죽는데 왜 태어나나?" | 박영하 | 출처 : - 2010-07-24
 

얼마전에 "빠삐따"라는 건배사를 돌렸더니 60 산우회 이경원 회장이 이메일을 보내왔다. 


<좋은 건배사입니다. 

대모산 60 산우회 산행에는 빠지지 마시고

술 적다고 삐지지 마시고, 

무더운 날에 왜 산에 가느냐고 따지지 마시기 바랍니다.> 


그렇잖아도 한 동안 뜨음 했는데 쐐기를 밖아온 것이다.

마침 이번 7월 산행은 전기과가 당기회장을 맡은 달이라 가기로 마음을 굳혔다.

모처럼만에 나갈려고 마음을 잔뜩 먹고 있는데 일기예보는 비가 온다고 했고

아침에 일어나 보니 사방은 온통 뿌옇게 흐려 금방이라도 비가 내릴 것만 같았다.

그래도 가기로 작정을 한 산행이라 우산을 챙겨 집을 나섰다. 


수서전철역 6번출구를 나서니 벌써들 모여있었다.

반가운 얼굴들과 인사를 나누고는 산을 올랐다.

대모산이라고 해서 아무 생각 없이 오르려고 했더니 처음부터 치솟아 올라가는 길이 만만치는 않았다.

그래봤자 변두리 야산이라 금방 능선으로 올라섰고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건강 이야기, 산에 갔던 이야기들을 하다보니 어느듯 대모산 정상에 다다랐다.

날씨는 무더워 숨은 턱턱 막히고 온몸이 땀으로 흠뻑 ?었다.

’아 ! 이제부터는 오르지 않아도 되니 편하겠구나 !’ 하며 느긋하게 물 한 모금 마시는데 누군가가  ’구룡산까지 갔다가 다시 돌아온다’고 했다.

산행 통지에도 그랬던 것 같아서 아무런 생각 않고 그대로 따랐다.

조금 가다 하니 갑자기 급한 내리막 길이 나타났다.

아무 생각 없이 내가 던진 말, 


"다시 올라와야 하는데 내려가야 하나?" 


그랬더니 이경원 회장이 한 말씀을 하셨는데.....


 "사람은 죽는데 왜 태어나나?" 


기가 막힌 선문답이다.

산행 내내 이 말이 화두처럼 내 머리 속에서 맴돌았다.

’올라가기 위해 내려간다’

’내려가기 위해 올라간다’

’죽기 위해 태어난다’

’태어나기 위해 죽는다’ 


문득 어머님 생각이 난다.

옛날에 우리가 대치동 미도아파트에 살 때 였다.

주말이면 온 식구가 대모산을 올랐었다.

애들은 산에 가기 싫어했었는데 그럴 때면 어머님께서는 내가 애들을 야단 쳐 집안이 시끄러울까봐 애들을 달래셔서 함께 산엘 가곤 했었다.

그때 어머님 연세가 벌써 팔십하고도 한참을 넘으셨을 때다.

이 미련한 아들은 그런 것도 아랑곳 않고 ’어머님 건강에도 좋겠거니’ 라고만 생각했었다.

어머님께서는 산자락 어딘가에서 혼자 쉬시고 계셨고 우리는 꼭대기까지 올랐다 내려와 함께 집으로 돌아오곤 했었는데.....

내 나이 칠십인 지금 생각해 보니 그때 대모산 산행은 어머님께 ’무리였다’ 싶다.

그런데도 어머님은 전혀 그런 내색을 않으셨고 온 가족이 <시끄럽지 않게> 함께 가는 것에 온 마음을 두셨고 그러기 위해 어머님 당신이 애들을 다독거리는 역활을 하신 것이리라.   


오는 8월 9일이 어머님 제사다.

어머님 !

안녕하시지요.

집사람 하고 울산으로 내려가 어머님 산소도 찾아뵙고 부산 가서 작은 누님 내외분 모시고 올라오겠습니다.

우리 모두 어머님 당신을 그리워하고 있습니다.

그날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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