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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37.  하얀 눈꽃이 피었네 (2010-12-09) | 박영하 | 출처 : - 2018-01-07
 

아침에 일어나 거실로 나가니 앞쪽 베란다 창 너머로 한 폭의 동양화가 펼처져 있었습니다.

어제 내린 눈으로 수리산에 눈꽃이 만발한 것입니다.

그림이 따로 없었습니다.


아침밥을 먹고는 소파에 누워 신문을 읽고 있는데 집사람이 집을 나섰습니다.

’어디 가느냐’고 했더니 ’산에 간다’고 했습니다.

’동네 친구들과 함께 가나부다’하고 생각하면서 신문을 계속 읽었습니다.

나는 주중에는 운동을 하고 주말에 산을 오릅니다.

운동을 갈려고 옷을 주섬주섬 챙겨 입고 있는데 내 핸드폰으로 전화가 왔습니다.

나는 집전화는 잘 받지 않습니다.

거의가 집사람에게로 오는 전화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래서 아는 사람들은 내게 전화를 걸 때에는 내 핸드폰으로 전화를 합니다.

집사람 말고는 별달리 내게 전화를 해오는 사람도 없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집사람이 걸어온 전화였습니다.

전화를 받으니


"여보, 눈꽃이 너무 좋다.

사진을 찍었으면 좋겠는데 핸드폰으로 어떻게 찍는지 모르겠네."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친구들은?"


하고 물으니 ’모두들 눈길이 미끄럽다고 해서 혼자 올라가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면서 ’나를 올라오라’고 유인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렇잖아도 첫눈이 내려 마음이 온통 산으로 쏠려있던 참이라, ’그래 기다려, 곧 올라가마’고 하고는 부랴부랴 옷을 갈아입고는 산으로 달려갔습니다.

약수터 근처에 이르니 온 산은 눈으로 덮여있었고 나무들은 눈꽃이 피어 만발해 있었습니다.

듬성듬성 서 있는 소나무들은 가지에 눈이 쌓여 길게 늘어져 있었고.

작년에 큰 눈이 내렸을 때 소나무들이 찢겨지고 부러졌던 기억이 납니다.

산속에서 눈꽃을 보며 걷다가 나도 모르게 선무당 헛소리같은 생각이 떠올랐는데.....(말이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눈이 내린다

눈이 쌓인다

나무가 부러질까봐 눈이 내리지 않을 리 없고

눈이 쌓이지 못하게 나무가 피할 수도 없고


눈은 내리고

눈은 쌓이고

눈꽃이 핀다

하얀 눈꽃이


바람 불면 눈꽃은 떨어지고

햇빛 쬐면 녹을 눈꽃이련만

눈꽃이 활짝 폈네

피었다 지지 않는 꽃이 어디 있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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