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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79.  내 마음의 행복 | 박영하 | 출처 : - 2011-02-28
 

오래된 변두리 낡은 집에 살다 보니 이제는 천정에는 물방울이 맺히고 베란다 창문은 여닫지를 못한다.

그래도 견디는 것은 서울의 새집이 비싸기도 하고

내집 천정에 물방울 맺히면 아랫집도 마찬가지라 여겨 애써 참고 견뎌내는 중이다.

이런 것을 두고 동병상련同病相憐이라 하겠지.

집만 오래되어 낡은 것이 아니고 몸도 마음도 늙어가고 있다.

백수로 살다 보니 시간은 남아 돌고 그러다 보니 별별 생각을 다 한다.

내가 왜 노후를 좀 더 준비하지 않았을까 하는 후회도 들고.

그러다 보니 마음에 여유라곤 바닥이 나고 박탈감 불안감 두려움이 나를 짓누른다.

집사람과 하찮은 일로 토닥이는 지는 벌써 오래고.

내가 생각해도 한심하기 짝이 없고 불쌍한 처지요, 신세로 전락하고 있다.

남들이 어이 알까.


세상에는 행복한 사람들이 있긴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남들이 보기엔 행복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을 것이리라.

돈이 있으면 건강이 여의치 않을 수도 있고.

아무리 건강해도 노후에 경제력이 따라주지 않는다면 그것도 불행한 일이고.

돈과 건강이 있어도 가족 구성원 중에 여의치 못한 사람이 있어도 힘 겨운 일일테고.

아버지 어머니는 번듯하나 자식이 힘 겨우면 그것도 가슴 아픈 일이고.

부부간에 갈등, 고부간의 갈등, 사업의 실패, 재산권 문제, 알코홀, 도박, 마약 등 이런저런 사연들로 우리네 가정은 삐걱대고 시름을 앓는다.

우리집도 다를 바 없다.


어느 날, 한 친구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나는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한듯 새로운 세상, 새로운 마음을 찾았다.

친구들 이야기, 부부들 이야기, 우리네 가정에서 있는 일들을 이야기 하면서,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는 그래도 행복한 편이라는 생각을 했다.

나야말로 행복한 사람이란 생각이 들었다.

가벼운 대화였기 때문에 아마도 그 친구는 내가 자기와의 대화에서 이토록 새로운 행복을 찾았는지를 알지 못하고 있을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단순히 그 친구와의 대화에서 내가 행복을 느낀 것이라기 보다

최근 내 주위의 친구 친지들로부터 듣고 보고 느낀 것들이 한꺼번에 주마등처럼 떠오르며 이런 생각이 들었다고 해야겠다.


나도 모르게 먼저 우리집사람이 떠올랐다.

건강하지, 착하지, 어디 하나 빠진 게 없다.

좀 모자라는 것이 있다면 헤픈거 하나.

그런데 그 헤픈 것도 우리식구들에게나 반갑잖지, 남들은 모두 다 좋아 한단다.

또 있다.

우리며느리들.

마음 착하지, 거기에 또 이쁘지.

정말 며느리 둘 다 착해서, 나는 정말 행복하다.

이런 사실들은 평소에 내가 몰랐던 것은 아니고 요즘 내가 너무 움추러 들어 우울하던 나머지, 내가 가진 행복을 잊고 있었던 것이다.

집이 낡아 물방울 좀 맺히면 어때?

그까짓 돈 좀 없으면 어때?

손자 손녀 재롱 부리는 모습 보며 학원비 거들어 줄 정도면 족하지....


며칠전 작은 아들네가 이사를 갔는데 남편이란 작자는 이삿날 회사에 나가고 며느리 혼자서 이사를 했다.

혼자서 얼마나 힘 들었을까.

그래서 집사람이 며느리 손 좀 덜어준다고 어제 손자 손녀를 데려 왔다.

이녀석들이 어찌나 법석을 떠는지 집사람이 아주 파김치가 되었다.

그런 집사람이 어찌나 이쁘고 안스럽던지 닥아가 꼬옥 껴안으며 내 마음의 말을 건넸다.


"여보, 이젠 내 당신 말 잘 들을께."


그런데 내 품에 안긴 집사람의 어께가 왜 그리 뼈만 앙상하니 작은지....

앞으로는 정말 잘 해야겠다고 굳게 마음을 먹는다.

(얼마나 갈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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