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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04.  山과 人生(14) - 분수를 알고 지킨다 | 박영하 | 출처 : - 2011-03-05
 

오랫만에 60산우회에 나갔습니다.

염곡동 사거리에서 구룡산을 올랐다 대모산을 거쳐 궁마을로 내려가는 코스였습니다.

이제는 멀고 높은 산은 가급적 피하고 근교 낮은 산을 찾는 것 같습니다.

힘 들어 포기하는 사람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에서겠지요. 

하기야 근교 낮은 산이라고 해도 이제 숨 가쁘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마침 임종혁형과 나란히 걷게 되어 자연스레 고산高山 다녀온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종혁형은 국내 백두대간을 비롯하여 히말라야 키리만자로 등 안 가 본 곳이 거의 없는 등산인입니다.

일본 북알프스 야리가다케(3,180 m) - 오오쿠호다카다케(3,190 m) 종주,

백두산 서파 - 북파 종주,

말레이시아 키나발루산(4,090 m) 등정

히말라야 EBC(에베레스트 베이스 캠프) - 칼라파트라(5,555M) 를 올랐습니다.


작년에는 7순 기념으로 아프리카 Tanzania의 Kilimanjaro Mt.(5.895 m) 을  등정했습니다.

가기 전 체력 테스트로 도상거리로 46 km인 화대종주(화엄사 - 코재 - 노고단 - 천왕봉 - 중봉 - 차밭목대피소 - 대원사)를 무박으로 12시간 55분에 완주한 철각입니다.

보통은 20시간정도 걸린다고 합니다.


이런 친구가 이날 내게 이런 이야기를 들려줬습니다.


"혜초트레킹에서 작년 8월에 일본 북알프스 종주 프로젝트를 만들어 참가자를 모집했다.

일본 북알프스 가미고지(1,500 m)에서 출발, 죠넨다케(2,857 m) - 야리가다케(3180 m) - 미다렌다케(2841 m) - 구로베고로다케(2,840 m) - 야쿠시다케(2,926 m) - 에츄사와다케(2,591 m) - 다데야마(3,015 m) - 벳산(2,880 m) - 쓰루기다케(2,999 m) - 무로도에서 끝나는 도상거리115 km, 31 개 암봉을 잇는 코스였다.

암릉의 너덜지대(stoney slop)를 Porter없이 약12 kg의 무거운 배낭을 지고 300 ~ 400 m를 계속 오르내리며

매일 8 ~10 시간을 걸어 8 일간에 완주하는 지옥훈련 계획이었다.

나는 북알프스 너덜지대 소종주(가미고지 - 야리가다케 - 오오쿠호다카다케(3,190 m) - 마에호다카다케 - 가미고지)를, 몇년전 8 월 우중과 강풍 속에  8 kg의 배낭을 지고 3 일간에 힘들게 완주한 경험이 있어,  4 kg이나 더많은 12 kg의 배낭을 질머지고  8 일간 매일 평균 9 시간을 걷는다는 것이 나의 작은체구(59 kg) 로서는 대단히 어려울 것이라는 것은 짐작을 했으나 우리나라에서는 첫 케이스라는 것에 현혹되어, 죽기 아니면 까무라치기라고 결심을 하고 사전 훈련을 했다.

1.8 L짜리 물병, 3 kg짜리 아령, 기타 등산용구를 80 L배낭에 넣어 무게를 12 kg에 맞추어 매고, 무릅보호대에 LEKY 스틱을 하고 검단산(팔당교 - 검단산정상 - 고추봉 - 용마산)종주 왕복,  관악산 - 청계산(사당역 - 연주대 - 과천 - 청계산 망경대 - 매봉 - 염곡사거리)종주를 해보았다.

생각보다 훨씬 어려웠다.

평상시 4 kg 짜리 배낭을 지고는 이보다 훨씬 긴 구간도 아무렇지 않았는데.....

무릅도  아프고 장딴지도  아프고 쥐도 나며 어께도  아펐다.

실전은 이보다 훨씬 악조건이므로 망설여 졌는데 출발 5일전에 혜초에서  연락이 왔다.

기 지원자들이  계속 취소를 해서 최종적으로 3명밖에 안돼니 본프로젝트를  취소하자는 제의였다.

한편으로는 서운한 감도 있었지만 잘됐다고 생각, 쾌히 승락했다."


나는 친구의 이야기를 듣자마자 머뭇거리지도 않고 

’잘 했다. 산은 자만自慢이 제일 금물이야. 명예롭게 마무리를 해야지’

하고 맞장구를 쳤습니다.

그런데 막상 내문제, 나의 현실로 돌아와서는 지금 머뭇거리고 있습니다.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로 어정쩡 해 하고 있습니다.

<큰산高山 가는 일> 말입니다.


요즘 운동은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몸이 옛날같지 않다는 느낌을 받고 있습니다.

신경과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낮은 산을 오르는 데도 힘이 듭니다.

오를 때는 천천히, 아주 천천히 오릅니다.

그러면서도 ’누가 가자고 하지 않나?’하고 귀를  쫑긋대는 나를 발견하고는 실소를 짓습니다.

종혁형더러는 ’무리하지 말라’고 거들면서 돌아서서 나는 기웃대니 소가 웃을 노릇입니다.

남이 하는 일은 척 보고 들으면 금방 판단이 서는데 나의 문제로 돌아오면 이렇게 판단이 어렵고 흐려지니....

인간은 참으로 오묘하고 복잡한 동물인가 봅니다.

제 오지랍 감당도 못하는 주제에 남의 일에 끼어들어 ’감 놔라, 배 놔라’하는 사람들 있지요?

장기판 바둑판에서 구경 보다 훈수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 있지요?

자기 분수discretion를 모르는 사람을 일컬어 <푼수>라고 하는데 세상에는 그런 <푼수>들이 많습니다.

<푼수> 떨지 않고 분수를 지킨다는 것,

차 ~ ㅁ 어렵죠 이~ 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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