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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71.  山과 人生(15) - 그때가 좋았습니다 | 박영하 | 출처 : - 2011-04-02
 

뒷산 수리산을 올랐습니다.

동네 주민센터 헬스클럽은 주말이 되면 어김없이 문을 닫습니다.

열어주면 좋겠는데...

우리나라 공무원들은 법과 규정을 잘 지키나 봅니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눈이 내리고 한파가 몰아쳤는데 4월로 접어들어 오늘이 초이튿날, 이젠 완연한 봄입니다.

모처럼만에 가벼운 옷차림을 하고 집을 나섰는데 춥기는 커녕 훈훈한 바람이 불어와 기분이 상쾌했습니다.

산을 오르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문득 ’내가 왜 이런 외딴길로만 다니지?’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언젠가부터 나는 이 수리산을 오를 때, 중간에서부터 정상까지는 사람들이 비교적 다니지 않는 오솔길로만 오르고 있습니다.

’왜 그럴까’를 곰곰히 생각해 봤습니다.


요즘 내 걸음걸이가 옛날같지 않습니다.

무척 느립니다.

집을 나서서 산자락까지 걸어가다 보면 왠만한 사람들은 모두 다 나를 앞지릅니다.

워밍업을 하는데 시간이 걸린다고 할까요.

20~30분 쯤 걸어야 발동이 걸리고 내 페이스를 찾게 됩니다.

페이스를 찾아봤댔자 옛날같지는 않습니다.

그래선지 산을 오르면서 내 뒤를 바짝 쫓아오는 사람들에게 신경을 쓰게 되었고.

더구나 젊은 여자가 나를 제끼고 앞서나가면 약이 오를대로 오르고.

그러다 보면 마음에 평정을 잃게되고.

그래서 언젠가부터 나는 인적人跡이 드문  오솔길을 택해 다녔는가 봅니다.

내가 뒤쳐질까 신경을 쓰지 않아도 돼고 나 혼자서 상념에 빠져 오붓한 시간을 즐길 수도 있고.

그러면서도 정상에서 내려올 때는 인적이 드문 샛길보다는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길로 내려옵니다.

사람들이 다니지 않는 길은 외로워서 싫습니다.

이 모든 것들이 나이 들어 힘이 빠지니 자연스레 찾아왔고 익숙해져가는 현상입니다.


옛날에는 길이 붐비는지 어떤지 가리지 않고 걸었습니다.

붐비면 붐비는데로 걸었고 호젓하면 호젓한데로 걸었습니다.

그때는 그랬습니다.

그때가 좋았습니다.

내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생각도 못하고 살았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일이 무언지도 모르고 살았습니다.

앞뒤 살필 겨를 없이 살았습니다.

그때가 좋았습니다.

내 인생에 몇 번의 고비가 있었습니다.

내가 잡고 있는 줄이 밧줄인지, 새낏줄인지 상관하지 않았습니다.

나를 믿었습니다.

그때가 좋았습니다.


나이가 드니 몸도 마음도 옛날같지가 않습니다.

산을 오를 때는 뒤처질까 조바심이 나고

산을 내려올 때는 혼자서 걷는 외로움이 싫어지고.

칠순도 나이라고 몸도 마음도 약해져 갑니다.

평생을 운동과는 담을 쌓고 살던 내가 요즘 체육관을 뻔질나케 드나들고 있습니다.

’몸을 만들면 마음도 따라오겠거늘’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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