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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32.  山과 人生(17) - ’과거는 사라져도 옛날은 남는 것’ | 박영하 | 출처 : - 2012-06-09
 

TV에서 번지점프나 패러글라이딩하는 장면이 나오면 무심코  ’나도 하고 싶다’는 희망인지 푸념인지를 중얼거리게 되고  그러는 나를 집사람은 묘한 눈웃음으로 놀려대곤 합니다.

작년 가을 반창회 한다고 단양 통삼이네집으로 갔을 때도, 마침 패러글라이딩 연습장이 근처에 있어, 한 번 타 보고 싶어 했었는데 친구들이 마음에 걸려 - 튄다고 할까봐 - 눈치를 보다가 못 타고 왔습니다.

어찌나 후회가 되던지요.

기회가 주어지면 번지점프도, 패러글라이딩도 한 번 해 보고 싶습니다.

세월이 덧 없이 흘러 - 나이가 들어 - 초조하기는 하지만.


요즘은 먼 산, 높은 산을 구경한 지가 오랩니다.

멀지도 않고 높지도 않은 산도 가 본 지가 오랩니다.

지난 번 울산산우회에서 간 강화도 혈구산 산행에도 무슨 일로 빠졌고

60산우회 사패산 산행에도 못 갔습니다.

요즘은 산이라야  뒷산 수리산이 고작입니다.

이런 난데도 친구들은 나를 칭찬하고 부러워들 합니다.

’박영하 저 친구는 히말라야도 다녀오고.’하면서 말입니다.

하긴 옛날에는 먼 산, 높은 산 가리지 않고 잘도 다녔습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먼 산은 가고 오는 것이 귀찮아  빠지기 시작했고 높은 산은 겁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얼마 전이었습니다.

거실에서 TV 를 보고 있던 집사람이 다급한 목소리로 나를 불렀습니다.

’여보, 히말라야다’ 고 고함을 치며 ’빨리 나와 보라’ 고 했습니다.

’히말라야’라는 말에 귀가 솔깃해 나갔더니 KBS 1 TV 에서  ’이카로스의 꿈’ 이라는 다큐멘터리를 방영하고 있었습니다.

’신들의 땅이자 죽음의 지대’라는 히말라야.

오로지 산과 대지에서 생겨나는 바람과 열기둥 등 자연의 힘만으로,  패러글라이더로, 히말라야 2400 km 를 횡단하는 모험이었습니다.

기류 변화가 심한  높디 높은 상공에서, 팔랑개비 처럼 아래 위, 좌 우로 나풀대는 패러글라이더에 달랑 매달려 히말라야 하늘을 나른다?

저러다가 깎아지른 절벽에 부딪히면 어쩌나, 깊은 계곡으로 추락하면 어쩌나....

집사람과 나는 보는 내내 마음을 졸였고 전율을 느꼈습니다.

이번 원정대 박정헌 대장은 에베레스트 남서벽과 안나푸르나 남벽을 한국인 최초로 등반한 국내 산악계의 살아있는 전설입니다.

그런 그가 2005년 촐라체 북벽을 세계 최초로 동계시즌에 등반하고 하산하던 중, 사고로 손가락 8개를 잃고 암벽 등반을 접어야 했습니다.

그럼에도 그는 여전히 히말라야로 가고 있었습니다.

이 번엔 패러글라이더로.

존경스럽고  진한 - 찐한 - 감동을 느꼈습니다.

그러면서 소름이 끼쳤습니다.

한 번 해 보고 싶다고 막연히 생각만 해 오던 패러글라이딩이 무서워졌습니다.

번지점프도, 패러글라이딩도 이젠 꿈속의 이야기가 될 것 같습니다.


그런데 김성수 이 친구,  6월이 되었는데도 아직 연락이 없습니다.

지난 겨울 눈 덮인 설악산을 함께 다녀오면서  ’6월에 히말라야  같이 가자’고 나를 꼬득였는데.

연락이 통 없어 궁금은 한데 막상 ’가자’고 해 올까봐 걱정입니다.

속마음은 이미 굳혀져 있습니다.

안 가기로.

안 가는 게 아니라 못 간다는 것이 진심입니다.


아, 옛날이여 !

Mt. Kinabalu (4095 m) 여 !

Annapurna (4130 m) 여 !

옥룡설산玉龍雪山 (5100 m) 이여 !

그때가 좋았습니다.

그때가 행복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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