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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626.  우리부부(13) - 미워하기엔 너무 사랑스런 여자 (2) | 박영하 | 출처 : - 2012-11-08
 

아침 잠결에 뭔가 이상하다 싶어 깨어보니 집사람이 벌써 집을 나가고 없었습니다.

깜짝 놀라 전화를 했더니 내가 새벽잠을 설칠까봐 조용히 집을 나섰다는 것이었습니다.

허 ~ 참 !




우리부부는 며칠 전까지만 해도 살얼음을 걷는 사이였습니다.

이제껏 부부싸움을 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지만 이번처럼 냉냉하기는 처음입니다.

별 것 아닌 것 가지고도 서로 팽팽했고 거칠기만 했습니다.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지 못했고 그래서 더더욱 날카로워지기만 했습니다.

그러다가 며칠 전에 심하게, 정말 심하게 폭발했습니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끔찍할 정도로.

저쪽 한켠으로 가서 서럽게 서럽게 울어대는가 했는데......

한참 후 내 앞으로 슬며시 와서는 ’이제 앞으로는 잘 하겠노라’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옛모습 그대로 였습니다.

그것이 우리집사람의 참모습입니다.




우리가 살아오고 살아가면서 ’참으라’는 말을 많이 듣고 많이 하는데,

이번 일을 겪고 보니, 때로는 참지 말고 터떠리는 것도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참다 참다 보면 안으로 곪고, 그래서 병이 되는 지도 모릅니다.

병의 가장 큰 원인 중의 하나가 <스트레스>라고 하지 않습니까.

가끔은 털어버리고 날려버려야 쌓이지 않을테고,

그래야 답답한 것도, 섭섭한 것도 조금은 덜어지고 가벼워질터이니....




오늘 집사람은 음악교실 선생님을 모시고 친구들과 경주로 1박 2일 여행을 갔습니다.

여행을 준비하면서 집사람이 또 한 번 오지랍 넓은 일을 저질렀습니다.

그냥 따라가기만 하면 될텐데 아니나 다를까 또 일을 저질렀습니다.

’경주문화원장이 우리 남편 친구’라고 떠들었다는 것입니다.

음악교실에 총무를 맡고 있는 분이 분명히 계신데도,

주선하는 일을 맡아 와서는 내게 맡겼고 나는 울며 겨자먹기로 친구에게 부탁했습니다.

이틀간의 여행일정과 식사메뉴 등을.

그러다 보니 (음악교실에서) 생각도 않던 해설사 비용(30만원)이 불거졌고 (친구가 25만원으로 깎아줬습니다)

집사람은 그 비용을 내가 ’좀 부담해줬으면...’하는 무언의 압력을 넣었고

나도 은연 중에 그러기로 마음을 먹었고.

그래서 어젯밤 <단양팔경 단풍놀이> 갔다 늦은밤에 돌아와서는 봉투에 돈을 챙겨 넣어뒀는데

집사람은 내가 잠 깰까봐 살그머니 아침에 집을 나섰고...

나는 잠결에도 낌새가 이상해 나가보니 집사람은 벌써 집을 나갔고...

그래서 전화를 했더니 ....

아직도 집앞 어디에 있다고...

그래서 해설사 비용을 가져가라고 했더니...

집으로 갈테니 엘리베이터 타고 좀 내려오라고

그래서 옷을 주섬주섬 주워입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니 문앞에서 기다리고 있었고.

돈봉투를 건네줬더니 고맙다며 ’잘 다녀오겠습니다’하고 인사를 꾸벅했는데........

그 모습이 귀여운 소녀(?)같았습니다.

우리집사람, 미워하기엔 너무 사랑스러운 여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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