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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287.  얼마나 억울하고 답답했을까 | 박영하 | 출처 : - 2018-01-28
 

밤에 잘 때, 스마트폰을 머리맡에 두고 충전하면 몸에 해롭다는 인터넷 정보를 보고는, 뜨끔해서,

집사람 침대 머리맡 콘센터에 꽂혀있던 충전 코드를 뽑아 거실로 옮겼습니다.


며칠전, 집사람이 충전코드가 없어졌다며 여기저기 뒤지고 야단을 부렸습니다.

그러면서 ’보지 못했냐’고 내게 따지듯 물었습니다.

난 속으로 ’마실 나가며 갖고 가서 두고 온 것이겠지....’

’아니면 손자 준서가 장난으로 뽑아갔으려니....’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틀림없이 집사람이 어디다 두고 기억을 못해 못찾는다’고 지목을 했습니다.

요즘 우리집사람 기억력이 아주 좋지 않습니다.

어제 일은 물론, 방금 전에 있었던 일도 기억을 못할 때가 종종 있습니다.

약간 빗나가지만 이런 일도 있습니다.

출신이 경북 예천 시골인데도,

얼마전 TV에서 카자흐스탄 한인 후예가 하는 목화밭 농장 프로를 보다가

내게 와서 한다는 말이  "목화밭 처음 본다"였습니다.

나는 의아하다 못해 기가 막혔습니다.

시골 중에 시골인 예천 사람이 목화밭을 못봤다니.....

오늘도 점심을 먹으며 내가 빈정댔더니 ’그건  사실’이라고 강변을 했습니다.

’자기네들은 예천읍내에 살아서 그렇다’나 어쩌나.....


그저께 친정 갔다 돌아 온 며느리에게 물어봤습니다.

’어머님 충전 코드 못 봤느냐’고.

’모른다’고 했습니다.

손자에게도 물어봤습니다.

내 눈을 똑바로 쳐다 보면서 ’모른다’고 했습니다.

확실해졌습니다.

범인은 집사람.

그런데 막상 본인은 안절부절.

온 사방을 뒤졌습니다.

찾질못했습니다.


오늘 아침 집사람이 방문을 활짝 열고 들어오며 ’이것 봐라. 찾았다’며

그동안 쌓였던 억울함을 토로하였습니다.

"당신, 나를  몰아부쳤지. 못찾는다고? 내가 그랬다고?" 하며.

이야긴 즉슨, 며느리가 아들 준서 가방을 뒤지다보니 그속에 충전코드가 있더랍니다.

그래서 내가 이야기했습니다.

’찾았으니 다행이다.

준서가 들킬 것이 두려워 몰래 내다버렸다면.....

그랬으면 물건도 없어지고 두고두고 당신이 누명을 썼을테니 말이오.’ 하고.


교훈을 되새겼습니다.

<어린애들의 잘못을 바로 잡아준다며 심하게 다그치거나 혼쭐을 내면 오히려 비뚤어 질 수도 있다.>

’내가 무서웁게 추궁하지않아 내다 버리지는 않았으니 다행이다’

위로를 해봅니다.


한바탕 해픈닝이 끝나고 집사람에게 내 옛날 이야길 들려줬습니다.

옛날 옛적,

내가 소 풀 먹이러 다닐때,

큰 아이들은 강물에 들어가 ’꼬시래기’잡았습니다.

잡은 꼬시래기를 먹어야 하는데 그럴려면 고추장이 있어야했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은 만만한 내게, 소 먹이러 올 때, 고추장을 갖고 오라고 했습니다.

그까짓 고추장이라면 큰 독에 가득 있으니 내가 좀 퍼 간들 알랴 싶어 자주 퍼 날랐습니다.

처음엔 집장독대옆에 있는 파초잎사귀로 싸서 가지고 다녔는데 자꾸 새어나와 흘러서,

하루는 부엌에 있는 도시락 반찬통에 담아갔습니다.

소를 먹이고 저녁 무렵, 집으로 돌아오려는데   반찬통이 마음에 걸렸습니다.

’이거 잘못 갖고 집에 들어가다가 들키면 어쩌나?’

그래서 부린 꾀가 ’버리고 가자’였습니다.

강가 모래밭에 묻었습니다.


다음날, 어머님이 도시락을 쌀려는데 반찬통이 없는 겁니다.

그래서 내게 닥달을 했습니다.

’어디다 뒀느냐’고.

이실직고 하는 수 밖에.

찾아오라고 하셨습니다.

갔습니다.

강변을 뒤졌습니다.

찾질못했습니다.

혼쭐 났습니다.

아련한 옛날 옛적, 어린 시절 이야깁니다.


우리집사람.

얼마나 억울했을까요.

얼마나 답답했을까요.

아무리 ’나는 아니다’라고,  ’내가 그러지 않았다’고 하는데도,

남편이라는 작자는 ’당신이야’ ’당신이 기억을 못해’ ’당신 요즘 이상해’ 를 되풀이 했으니....

미안하오.

앞으로는 그러지 않으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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