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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864.  어느 八十前 부부 이야기 | 박영하 | 출처 : - 2020-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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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들이 만발하다 못해, 지고 있는 계절입니다.

꽃들이 지니, 잎들이 제 세상을 만난듯 파릇파릇 푸릇푸릇 피어오릅니다.

산책을 끝내고 집앞에 이르렀는데, 뜬금없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여보 !

벌써 단풍이 들었네."


단풍나무에서 단풍잎이 피었는데, 그걸 보고 단풍이 들었다고....

기가 막혀 말문을 닫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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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시댁에 인사 드리려 고향으로 내려갔습니다.

일가친척들이 신부 구경하려 방안을 가득 메웠습니다.

재미삼아 신부에게 노래 하나 하라고 했습니다.

신부는 서슴치않고 노래를 불렀습니다.


"앵두나무 우물가에 동네처녀 바람 났네.

................................................................."


모두가 배를 잡고 웃었습니다.

대학을 나왔다는 신부가 부른 노래치고는 파격이었습니다.

그랬는데도 시댁 일가친척들은 그녀를 엄청 좋아들합니다.

지금까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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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과 유럽여행을 갔습니다.

이태리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나폴리Napoli 로 가다가 <산 니콜라>라는 휴게소엘 들렸는데...

거기서 우연히 이태리대통령을 만났습니다.

아래는 여행을 함께 한 친구의 여행기에 나오는 대목입니다.


<경상도 양반마을 예천골 형수님이, 6명의 근접 대통령 경호원 경호망을 뚫고

’from Korea’ 한마디로 이태리 대통령과  1 : 1 악수를 하면서

못말리는 ’겁 없는 대한민국 아줌마’의 용감한 표상을 표본적으로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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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생활을 할 때, 미국 Johnson Controls사와는 인연이 깊었습니다.

아시아총괄사장이 Michael Devoy Su였고, 한국지역책임자는 조사장이었는데, 한번은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Michael과 그일행이 한국을 방문하여, 조사장이 저녁식사를 대접하는 자리에 나를 초청하였습니다.

<수경재>라는 집이었습니다.

우리 전통의 한정식 상차림도 좋았었지만 그집 정원과 분위기가 아주 그만이었습니다.

사업적으로도 인간적으로도 서로 가까워지고 싶은 마음들이었기에,

권커니 잣커니 술잔이 돌았고 자리가 무르익었었는데 야속하게도 시간은 빨리 흘렀고 일어날 수 밖에.

헤어지면서 내가 한마디 던졌습니다.

"우리집에 가서 차 한 잔하자"

환호가 터졌고 모두들 차에 올라 산본 우리집으로 향했습니다.

잠 잘려던 우리집 사람, 부랴부랴 손님 맞을 채비를 하였고.

어쨌던 그날 저녁, 우리들은 즐거웠습니다.

영어는 탱큐밖에 모르는 우리집 사람, 이야기도 잘 했고 노래도 끝내줬습니다.

모두들 두고두고 잊지 못할 추억이 되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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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동안 책과는 담을 쌓고 살아온 집사람이 늦게야 철이 든 건지,

요즘은 잠자리에 들기전에 책을 읽습니다.

읽어봤자 20 ~ 30분이지만.

그래서 내가 흉을 봅니다.

’당신에겐 책이 수면제’라고.

그래도 책을 가까이 하는 모습이 참 좋습니다.

그런데 며칠전에 책을 읽다가 내게 던진 한마디에 나는 고소를 금치못했습니다.

이런 이야깁니다.


<우리를 철들게 하는 108가지 이야기>라는 책이었는데

벤자민 프랭클린 Benjamin Franklin 의 자서전에 나오는 <13가지 덕목> 이라는 글이었습니다.


절제 Temperance

침묵 Silence

질서 Order

결단 Resolution

검약 Frugality 

근면 Industry

진실함 Sincerity

정의 Justice

온건함 Moderation

청결함 Cleanliness

침착함 Tranquility

순결 Chastity

겸손함 Humility


다섯번째 <검약>을 읽고는 내게 한 말이

’앞으로  이웃사람들에게 좀 더 잘 하고 나머지는 절약해야겠다’고.

무슨 소린가 해서 책을 받아 읽어보니

<  5.   검약(Frugality)  :  자신과 다른 이들에게 유익한 일 외에는 돈을 쓰지 말라. >고 씌어져 있었습니다.

검약(검소하고 절약)이라는 말도 그렇고, <돈을 쓰지 말라>고 씌어져 있는데도, 

<남들에게, 이웃들에게 좀 더 베풀어야겠다>니......

나는 아연실색했습니다.

<다른 이들에게 유익한 일>에 마음을 주는 집사람이 황당한 건지,

<돈을 쓰지 말라>는 말에 집착하는 내가 좀스러운 건지......

 


#

나는 산을 오르거나  산책을 할 때, 음악을 듣습니다.

내 스마트폰에는 약 1500곡이 들어있습니다.

그 노래 중에 "사모곡(태진아 노래)" 이 있는데 우리부부 둘다 좋아합니다.

들을 때마다 어머님 생각을 합니다.

우리집사람, 어머님을 무척 좋아합니다.

어느 날 산책을 하다가 이 노래가 나오니 내게 불쑥 한다는 말이


"여보 !

화전밭이 꽃밭인가?"


나는 화들짝 놀랐습니다.

’이 사람이 제 정신인가’하고...

아직도 찜찜합니다.



노래가사가 이렇지요.

"앞산 노을 질 때까지 호미자루 벗을 삼아

화전밭 일구시고 흙에 살던 어머니

땀에 찌든 삼배 적삼 기워입고 살으시다

소쩍새 울음따라 하늘 가신 어머니

그 모습 그리워서 이 한밤을 지샙니다


무명 치마 졸라매고 새벽 이슬 맞으시며

한평생 모진 가난 참아 내신 어머니

자나깨나 자식 위해 신령님전 빌고 빌어

학 처럼 선녀 처럼 살다 가신 어머니

이제는 눈물 말고 그 무엇을 바치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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