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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966.  <그냥보십시오> 야채사(野菜史) | 박영하 | 출처 : - 2023-09-23 오전 7:16:10
 

 


           야채사(野菜史)


                            김경미


고구마, 가지 같은 야채들도 애초에는

꽃이었다 한다

잎이나 줄기가 유독 인간 입에 달디단 바람에

꽃에서 야채가 되었다 한다

달지 않았으면 오늘날 호박이며 양파꽃들도

장미꽃처럼 꽃가게를 채우고 세레나데가 되고

검은 영정 앞 국화꽃 대신 감자 수북했겠다


사막도 애초에는 오아시스였다고 한다

아니 오아시스가 원래 사막이었다던가

그게 아니라 낙타가 원래는 사람이었다고 한다

사람이 원래 낙타였는데 팔다리가 워낙 맛있다 보니

사람이 되었다는 학설도 있다


여하튼 당신도 애초에는 나였다

내가 원래 당신에게서 갈라져 나왔든가


                 김경미 시집 <고통을 달래는 순서>에서​




사람이든 채소든 나무든 모두 생존해 온 가계도가 있을 것이다.

그 시작이 어떻게 되었든 생존을 위해 그 나름의 진화를 거듭해 왔던 터이다.

김경미 시인은 야채들 중에서도 고구마, 감자 등이 처음부터 야채가 아니라 꽃이었다는 것을 말한다.

사람이 살아가기 위해 먹거리로 줄기나 뿌리를 먹다 보니 그 부분이 더 발달했다는 것을 강조한다.

사람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어느 사람은 운동에 소질이 있고, 어느 사람은 그림에 소질이 있고, 어느 사람은 노래에 소질이 있는 것처럼

식물들도 각각 지니는 소질이 다르다는 것이다.

그 원초적 본능이 사람의 소질처럼 개발되어 왔음을 인식하게 한다.

이는 모두 달걀이 먼저인지 닭이 먼저인지 생각을 하는 것 같은 논리다.

야채사(野菜史)는 야채의 역사다.

식물에게도 그 삶의 뿌리, 즉 내력을 알아보면 각각 채소가 되기까지의 시간이 있었을 것이다.

우리 주변에는 그렇게 사람의 선택에 따라 재배되는 것들이 사람이 살아가는 세상의 먹거리로 되어 있다.

그 먹거리의 발전이 사람의 역사일 것이다.

그래서 당신도 애초에는 미세한 박테리아였던지, 세균이었던지, 수백억 년 전 한 뿌리에 맺혀있는 그런 존재였음을 인식하게 한다. ​


                     [출처] 한결 추천시 ( 김경미作 /야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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