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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999.  <그냥보십시오> 대중적 인기 | 박영하 | 출처 : - 2023-10-03 오전 7:26:49
 

예술가 중에는 대중에게 행복하게 사랑을 받으며 살다간 이가 있는가 하면

평생 인정받지 못하고 푸대접받다가 스러져간, 시대가 제대로 못 알아본 천재들이 적지 않다.

그들도 인간인 이상 명성을 누리고 싶은 세속적 욕망이 없었을 리 없다.


삼십대에 정신착란을 일으켜 근 사십여 년을 유폐된 삶을 살아야 했던 독일 시인 횔덜린은 당대의 거장 실러와 괴테의 그늘에 가려 평생 시집 한 권 없이 무명의 생을 마감했지만 사후 일백년이 지나 괴테보다 더 중요한 시인으로 재발굴된 시인이다.


일국의 재상까지 지낸 괴테가 알아보지 못한 음악가로서 슈베르트를 들 수 있다.

서른한 살 짧은 나이로 세상을 뜬 무명 슈베르트는 괴테의 시를 가곡으로 만들어 괴테에게 보였지만 점잖게 그 악보는 슈베르트에게 도로 반환되었다.


슈베르트는 평생 베토벤에 대한 존경심을 갖고 살았지만 당대의 대 악성 베토벤은 그를 한번도 만나주지 않았다.

베토벤 역시 슈베르트를 풋내기로 취급했을 뿐 천재성을 알아보지 못한 음악가이다.


나는 이 세상에는 두명의 슈베르트가 있다고 생각한다.

한 명은 살아 생전 불행했던 슈베르트와 다른 한 명은 사후 만인의 찬사와 명성을 부여받은 슈베르트.

죽은 자의 안식처는 사람들이 꽃과 함께 내려놓는 마음 몇 송이로 숙연해진다.


오스트리아 빈 외곽에 위치한 슈베르트 무덤을 찾은 것은 작년 여름이었다.

2만㎢에 달하는 중앙 묘지 특별명예구역에 빈 시민들의 경애의 상징으로 모차르트 동상이 있고

그 뒤 너도밤나무와 떡갈나무, 흑송이 즐비한 숲에 베토벤과 슈베르트의 무덤이 나란히 있다.


누군가 벌써 다녀갔는지 슈베르트의 묘앞에 장미와 백합다발이 놓여 있었다.

정원에서 방금 꺾어온 듯한 꽃잎에 이슬이 맺혀 있었다.

끊임없는 발길과 추모의 헌화.


이에 반해 파리 시민 전체가 울었다는 프랑스의 국민배우 이브몽탕이 묻힌 페르 라쉐즈에는 이제 개미 한 마리 찾지 않는다.

대중적 인기, 그 허망함이라니!

인기란 다 해진 구두 뒤창처럼 속절없다.


                                                    조정권  /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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