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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473.  <그냥보십시오> 인물평가에서 사정(私情)은 금물 | 박영하 | 출처 : - 2024-05-30 오전 6:34:12
 

‘저 녀석과는 아무래도 마음이 맞지 않는다’ 라든가, ‘저 자는 주는 것 없이 밉다’ – 조직에 속해 있는 인간이면, 누구나 이런 상대가 한 둘 있음에 틀림없다.

인간은 감정의 동물이라, 윗자리에 있는 자라도 이런 감정을 마음 속으로부터 불식해버린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그러나, 최고 지도자가 감정이 이끄는 대로 상벌이나 인사(人事)를 행한다면, 그 조직은 어떻게 될 것인가.

그것은 새삼스럽게 말할 필요조차 없을 것이다.

우리는 싫은 상대에 대해선, 자칫 그 사람의 모든 것을 부정하고 싶어하는 경향이 있다.

“보조개”도 “마마자국”으로 보인다는 셈이다.

성인군자가 아닌 범인(凡人)으로서야, 이것은 어느 정도 어쩔 수 없다지만,

문제는 그런 감정을 어떻게 억제하느냐 하는 데 있다.

적어도 주위 사람들로부터 직언(直言)을 들었을 땐, 화를 내지 말고 귀를 기울일 정도의 도량을 가져야 한다.


이런 예는 참고가 될 만할 것이다.

감정적이라고 하면, 송왕조(宋王朝)의 창업자 태조 조공윤(趙匡胤)을 우선 들 수 있다.

그는 명군(名君)으로서 칭송이 자자한 인물이지만,

희로애락의 감정을 곧바로 밖으로 드러내는 타입의 사람이었던 것 같다.

강직한 인격자로 알려진 재상(宰相) 조진(趙晋)과 주고받은 이야기가 몇 가지 전해내려 온다.


언젠가, 조진이 어떤 인물을 마땅한 자리에 앉히고 싶어 상주(上奏)했는데, 태조는 재가(裁可)를 하지 않았다.

다음날 또다시 상주했지만, 역시 각하해버렸다.

그러자 조진은 그 다음날 세 번째로 같은 상주문을 올렸다.

너무도 집요하기 때문에, 태조는 저도 모르게 화가 치밀어, 상주문을 뺏고는 산산히 찢어서 방바닥에 내던졌다.

보통사람이면 그쯤에서 단념하겠지만, 조진은 달랐다.

그는 안색을 조금도 변하지 않고, 찢어 버려진 서류를 묵묵히 주워 모으고는 퇴출했다.

그리고 그 다음날, 찢어진 서류를 말짱하게 이어 붙여, 겁도 없이 네 번째로 제출했던 것이다.

일이 여기까지 이르자 그토록 완강한 태조도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그 인사를 승인했다.


또 이런 일도 있었다.

신하 한 사람이 승진할 만한 공적을 세웠다.

그러나 태조는, 훨씬 전부터 그 인물을 싫어하고 있었기 때문에, 승진시키려 하지 않았다.

조진이 무리하게 요청하자, 태조는 화를 벌컥 내며 말했다.

‘만약 내가 아무래도 안 되겠다고 말한다면 어찌하겠는가’

그러자 조진은 이렇게 말했다.

‘형벌은 악을 징벌하고 상(賞)은 공(功)을 보상하는 것, 이것이 고금(古今)의 도리입니다.

더구나 형상(刑賞)은 천하(天下)의 것이지, 폐하 한 사람의 것이 아닙니다.

희로(喜怒)에 의해서 좌우하는 따위는 당치도 않습니다.’

태조는 노골적으로 분노의 빛을 보이며,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서는, 내정(內廷)에 틀어박혀버렸다.

그 뒤를 좇은 조진은, 문 앞에 버티고 서서, 허가를 얻을 때까지 조금도 움직이지 않을 태세를 취했다.

여기에는 태조도 손을 들어, 하는 수 없이 그 인사를 허가했다.

리더에게 있어서 이처럼 거북한 존재는 없을 것이다.

황제의 절대적인 권력을 행사하며, 신하의 목을 베려고 생각하면 간단하다.

실제로, 파직당하거나 죽임을 당한 예는 열거할 수 없을 만큼 많다.

한데, 태조는 물론 그런 일을 하지 않았다.

‘조진은 나에게 있어 오른팔이라기보다는 좌우의 두 팔인 거야’ 하고, 언젠가 태조는 말한 적이 있다.

이만큼의 신뢰 관계가 성립되어 있기에, 조진도 줄기차게 충언(忠言)을 했던 것이다.

어쩌면 태조는 조진과 다투는 가운데 노여움을 발산시키고,

그것으로 평상심(平常心)을 되찾으려 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니와 슌페이 지음 <중국고사에 배우는 제왕학>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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