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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482.  <그냥보십시오> 놋 세 숫 대 야 | 박영하 | 출처 : - 2024-06-01 오전 6:20:58
 



             놋 세 숫 대 야 


                                                  김 선 태 


아직도 고향집엔 놋세수대야가 있다.

늙수그레한 어머니처럼 홀로 남아 있다.

물을 비우듯 식구들이 차례로 떠나고

시간은 곰삭아 파랗게 녹슬었다.

어머니, 볏짚에 잿물 발라 오래도록 문지르면 다시 환하게 밝아오던 그 때 처럼

추억은 때로 보름달처럼 둥글고 환하다.

가만가만 두드리면 잊혀진 목소리들도 끈끈하게 살아서 돌아오니,

아 그래 너는 징소리처럼 기일고 나즈막한 울음을 속에도 감추고 있었구나.

다시 샘물을 퍼담고 어푸어푸 세수를 한다.

세수를 하다말고 물 속을 들여다본다.

순간, 낯설게 흔들리는 내 얼굴이 하나 있고

그 위로 식구들 얼굴이 아련히 얼비친다.

아직도 고향집엔 놋세수대야가 있다.

결코 깨지지 않을 황동신화처럼 숨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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