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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타고 난 허약 체질이다.
어릴 때, 아마도 초등학교 때인가 보다.
몸이 아팠던지 한의원에 갔다.
꾀죄죄한 노인이 내 손목을 한참동안 잡고 있더니만 나를 데려간 할머니에게
’하초가 부실하다"고 했던 기억이 아직도 뇌리에 남아 있다.
그때나 지금이나 나는 모른다. 그 말의 뜻을(?).
장가를 들려고 예천으로 나를 선 보이러 갔을 때다.
그댁 식구들과 함께 초간정이라는 계곡으로 놀러갔다.
여름이었다.
시원한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놀았다.
나중에사 들은 이야기다.
장모 되실 분이 내 발목이 가는 것을 보시고 무척이나 실망을 하셨다고.
여러가지로 탐탁 찮은 마당에 발목 조차 새 발목처럼 가늘어 빠졌으니...
나는 좋아하는 운동도 없고 특기라고 할만한 재주도 없다.
그저 평범하기가 짝이 없다.
별 생각 없이 그저 그렇게 살았다.
중년으로 접어들면서 회사에서의 지위가 차츰 높아지고 여기저기 사업장으로 옮겨다니다 보니
사원들과의 스킨십이 무엇보다 중요했고 그래서 산행을 시작했다.
구미 금오산은 2년동안에 백 수십 번을 올랐고
지금 사는 산본의 수리산은 수천 번을 오르고 있다.
8,000 m 급의 고봉高峰은 오르지 못했지만 왠만한 산은 올랐고 또 오를 것이다.
지금은 ’산에 가는 것’이 내 유일한 취미다.
1999.12.17 내가 근무하던 회사에서 <새천년맞이 대동제> 를 보광휘닉스파크에서 가졌다.
새천년의 시작인 2000년도 사업계획을 발표하고 토의하느라 방안에서 낮을 까맣게 밝히고 저녁을 맞았다.
저녁을 먹고 바깥으로 나아가니 스키장의 설원雪原은 휘황찬란한 조명을 받아 대낮처럼 밝았다.
그때 깜짝 쇼가 벌어졌다.
저기 한 무리의 사람들이 횃불을 들고 스키 스로프(Ski Slope)를 갈 지之자로 내려오고 있었고
여기저기 웅성거리는 소리가 요란하더니만 가까이, 우리 앞에 가까이 와서 횃불을 흔드는 사람들을 보니
아 ! 이게 누구야 ! 우리 사원들 아닌가.
나는 그때 Ski에 반해 버렸다.
그때부터 늦깍기로 Ski를 배웠다.
<늦게 배운 도둑질, 날 새는 줄 모른다>고 집에서 가까운 지산스키장은 수도 없이 다녔다.
새벽에 가서 타고 출근을 하기도 했다.
회원권도 사고.
용평스키장에는 옛날에 미도아파트에서 같은 층, 문을 마주하며 살던 장현숙/최덕웅부부가
횡계로 옮겨 살면서 부부가 함께 스키를 즐기기에 자주 들렸다.
지금은 집사람이 나이가 들면서 겁을 내어 ski를 접었다.
Ski와 비슷한 무렵에 나는 수영을 배웠었다.
마침 회사에 수영을 잘 하는 사원이 있었다.
회사 근처 목동에 있는 수영장에 등록을 하고 출근 전 새벽시간에 나갔다.
김대리가 집중적으로 붙어 나를 지도하는데도 요지부동 물에 뜨지를 못했다.
일주일이 지나면서 탈진현상이 왔고 드디어 링겔 주사를 맞아야 하는 지경에 까지 이르렀다.
주사를 맞아가면서도 끈질기게 수영장을 찾았다.
나는 한 번 시작을 하면 끈질긴 데가 있다.
그러다 <혈압저하>라는 의사의 진단을 받고는 별 수 없이 중단하고 말았다.
나는 어려서 중이염을 앓았고 그래서 30대 초반에 국립의료원에서 수술을 받았는데
그때 내 오른쪽 고막이 뜯겨져버렸다.
그후로 나는 오른쪽 귀가 잘 들리지 않을 뿐만 아니라 무심결에도 오른쪽 귀에 신경을 많이 쓴다.
수영을 시작할 때도 그것이 신경 쓰였고 그래서 귀막이를 단단히 하고 물에 들어갔었지만
얼굴을 물속에 쳐박는 행동은 무의식적으로 내 몸이 거부를 하는 바람에 물에서 뜨질 못한 것이다.
나는 잘 하는 것도 없지만 수영처럼 시작을 해놓고 이렇게 <두 손 들고 항복한 일>은 처음이다.
지금도 수영에 미련은 있지만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그러면서 스스로를 위안을 한다.
< 나이 들어 무리하지는 말자.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도 있지 않겠나?
헤엄을 못치는 대신에 이렇게 산이라도 오를 수 있으니 얼마나 다행스런 일인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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