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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週), 울산 성묘를 다녀왔습니다.
2~3일 정도로 생각하고 화요일 내려갔는데 예기치 않은 일들이 벌어져 토요일에야 올라왔습니다.
강동 산소(山所)를 얼음알 같이 가꿔주시는 상하형님
매년 성묘후 정자 바닷가에서 싱싱한 회요리로 우리들의 입을 즐겁게 해주시는 이하형님, 형수님
손수 가꾸신 상치랑 배추로 차뒤 트렁크를 가득 채워주시는 옥자누님
그리고 멋쟁이 무연이정자누님, 홍서방자형
정말 감사합니다.
저희들이 성묘를 갈 때마다 만사를 제쳐두고 반겨주시고 함께 해주셔서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
형제가 이보다 더 할 수 있겠습니까.
이튿 날, 성묘를 마치고는 울산 큰 누님을 모시고 부산 해운대 작은 누님댁으로 갔습니다.
두 누님과 작은 자형, 그리고 우리집사람은 온종일 고스톱을 불렀습니다.
저는 울산에서 형님들과 마신 술로 거의 탈진해서 하루를 비몽사몽으로 지냈습니다.
내일 아침 일찍 서울로 올라간다고 누님들께 말씀을 미리 드렸습니다.
별 말씀들이 없으셨습니다.
그런데 다음 날 아침,
이게 왠 뚱단지입니까?
글쎄, 벗꽃 구경을 가자는 겁니다.
그것도 쌍계사, 하동 쌍계사 벗꽃 구경을 가자고 하시는 겁니다. 큰 누님께서.
큰 누님은 금년에 희수, 일흔 일곱.
당뇨에 간 수술까지 하신 분인데....
작은 자형(이분도 금년에 희수이십니다)께서
’ 하동 쌍계사는 무리입니다.
경주 보문단지 벗꽃구경이 좋겠습니다. ’ 하고 제안을 했습니다.
저도 하동 쌍계사는 무리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누님은 강력히 주장하는 것이었습니다.
평소에 자기 주장을 거의 않는 분인데 그런 분이 말씀하시니...
더욱이나 우리집에서는 가장 큰어른이시고.
떠났습니다. 쌍계사로.
어제는 비가 뿌렸는데 날씨가 왜 이래 좋습니까?
섬진강 둑에 들어서니 벛꽃들이 반기는데.....
수십리 강변길로 늘어선 벛꽃, 벛꽃...
벗꽃 터널에, 바람결에 휘날리는 꽃비, 꽃비...
모두들 오길 잘 했다고, 이구동성으로 큰 누님께 아첨인지 아양인지를 떨고.
때마침 화계장터 벛꽃축제 첫날이라 KBS MBC가 가수들 데리고 와서 축하공연한다고 야단이고.
쌍계사 들어갔다가는 돌아오기 힘들겠기에 화계장터에서 차를 돌려
섬진강변 <3대 하동할매 재첩진국집>에서 재첩회와 국을 맛있게 먹고 해운대로 돌아왔습니다.
하루 꼬박, 9시간을 차안에서 웅크렸는데도 누님들은 랄랄라~ 즐거워했습니다.
노인네(?)들이 신기할 정도로 싱싱했습니다.
내일은 일찍 서울로 가야지...
아침을 먹는데 작은 누님이 말씀하셨습니다.
’ 서울 가는 길에 경주에 들려 벗꽃구경을 하고 가라. ’고.
누님들도 ’ 벗꽃구경을 가시겠다 ’고.
누님들은 ’ 경주에서 기차를 타고 돌아오시겠다 ’고 하시는 겁니다.
이 제안을 거절할 수 있겠습니까?
어제 온종일 차안에서 웅크려 고생을 하셨는데..
참말로 대단하신 분들입니다.
작은 자형은 기권했습니다.
경주로 향했습니다.
토요일, 비가 뿌리는 그런 날씨였습니다.
울산을 지나 경주로 가는데 작은 누님께서 폭탄을 던졌습니다.
"경주 들리지 말고 바로 서울로 가자.
여의도 벗꽃도 보고.
마침 내일이 명희(큰 딸) 생일이다.
생일을 차려주고 싶다." 고.
어안이 벙벙했습니다.
누님들은 경주만 다녀오신다고 아무 준비도 않고 길을 나서셨는데.
눈치 빠른 올케가 "옳소, 좋습니다"하고 아양을 떨고.
큰 누님은 뜻밖의 호소식(?)이라고 생각하셨는지 반대를 않으시고.
저도 내심으로는 반겼고.
긴급동의는 일사천리로 통과됐습니다.
자연히 분위기는 즐겁게 느슨해지고...
제가 제안을 했습니다.
’ 경주에도 들려서 꽃구경 하고 가자 ’고.
불국사, (안개 자욱한)석굴암, 보문호수길
벗꽃이 만발 했습디다.
이틀 동안 벗꽃구경 실컷 했습니다.
아마 평생 본 것보다 더 많이 본 것 같습니다.
이틀을 꼬박 운전사 노릇하느라 중노동을 하고 산본 집으로 왔습니다.
아들 며느리 손자 손녀 모두가 와서 청소하고 저녁준비를 하고는 우리들을 맞았습니다.
Home, home !
Sweet, sweet home !
There is no place like home !
일요일이 마침 4월1일 만우절이었습니다.
누님들 오셨다는 이야기는 않고 아들 딸들을 소집시켰습니다.
일이네, 창이네, 명희네, 원이네, 성진네...
감짝쇼를 펼치려 했는데 마침 일요일이고 만우절이라 어정쩡들 하기에
어머님들이 오셨다고 알려줬습니다.
집이 그득했습니다.
명희 생일이라, 대야미 한정식집에 가서 축하를 해줬습니다.
큰누님은 노래방 체질입니다.
노래방에만 가면 그 큰 체구를 흔들며 노래를 독점하시는데
노래도 (그것도 최신 유행) 잘 하시지만, 앗싸 ! 하고 흔드는 몸짓이 <돈 들인, 돈 들어간> 프로급입니다.
부산에서도 김서방이 노래방으로 모실려고 했었는데 일이있어 여의치 않아 고스톱만 치고 왔는데
일이와 명희가 바람을 잡아 노래방으로 모셨습니다.
즐거운 저녁이었습니다.
제가 태진아의 <사모곡>을 불렀는데 두 누님들께서 눈물을 보이셨다고 집사람이 이야기합디다.
우리 어머님 정말 대단한 분이셨습니다.
어머님 !
잘 계시지요.
저희들도 잘 있습니다.
저와 집사람, 이번 여행이 정말 즐거웠습니다.
누님들이 얼마나 좋아하시는지.
저보다 집사람이 더 좋아합니다.
어머님 !
큰 누님 잘 보살펴주십시요.
우리집 대들보 아닙니까.
저는 지금 행복합니다.
감사인사
3월27일 성묘차 울산 내려 가는 길에 충주를 들렸습니다.
GCI 조창호 사장이 공장엘 한번 들리라고 해서 갔습니다.
Pountek 김원일 사장, 금성제지기계 하재청 사장도 와있었습니다.
금성전선에서 한솥밥을 먹은 후배들입니다.
공장들도 둘러보고 함께 자연산 버섯으로 점심을 했습니다.
시영이, 맹규, 재신이, 종욱이, 종율이도 자리를 함께 했습니다.
안양에서 함께 딍굴었는데 지금은 내 혼자 안양을 지키고 있네요.
건투를 빕니다.
조창호 사장 !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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